22대 국회, 고액자산·고령층 ‘과다대표’
4년새 60세 이상 의원 11%↑, 40세 미만 0.4%p↑
재산은 국민의 7.6배 … “특정계층 과도 반영 우려”
4년 임기를 시작한 22대 국회가 ‘국민’과 더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대 국회의원들의 보유재산이 21대 국회의원에 비해 50%이상 늘어나 국민 평균을 크게 웃돈 데다 대학원을 졸업한 비율이 50%를 넘겼다.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유권자 비중을 뛰어넘은 반면 40세 미만 청년층은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고액자산, 고령, 고학력자의 ‘과다대표’ 현상이 뚜렷한 셈이다.
또 법조인 출신이 전체 국회의원의 20%를 넘어서는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여성 의원 비중은 겨우 20%를 기록하면서 ‘여성 과소대표’를 유지했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2대 국회의원 300명 중 60대가 100명, 70세이상이 6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33.3%, 2.0%다. 60세이상이 106명, 35.3%에 달하는 셈이다. 21대 국회의원(당선인 기준) 중 60세이상은 72명으로 24.0%였다. 60대는 69명으로 23.0%, 70세이상은 3명으로 1.0%였다. 60세 이상이 4년만에 34명, 비중으로는 11.3%p 늘어난 셈이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 급증은 유권자 증가폭을 넘어섰다. 22대 총선 선거인명부(국내)를 기준으로 60대 비중은 17.4%, 70세이상은 14.5%로 60세이상이 33.1%였다. 이는 4년전 27.3%(60대 14.6%, 70세이상 12.7%)에서 5.8%p 상승한 것이다. 인구 고령화에 비해 국회의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령층이 ‘과다대표’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40세 미만 청년 국회의원 비중은 4년 동안 13명에서 14명으로 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율로는 4.3%에서 4.7%로 0.4%p 상승했다. 21대 국회에 3명이 있었던 30세 미만 의원은 22대 국회에선 사라졌다. 유권자 중 40세 미만 비중이 34.0%에서 30.6%로 3.4%p 떨어지긴 했지만 인구비중 의원수를 기준으로 볼때 여전히 크게 과소대표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산 수준도 ‘국민 평균’에서 크게 멀어졌다. 경실련에 따르면 22대 국회의원 300명이 신고한 재산은 33억3000만원으로 국민 재산 평균 4억4000만원(2023년) 대비 7.6배가 많았다.
21대 국회의원(당선인) 평균 신고재산은 21억8000만원으로 국민 평균(3억5000만원)의 6.2배였다. 4년 만에 당선인의 재산규모는 52.8% 늘면서 국민 평균 재산증가율(25.7%)보다 배 이상 빠르게 불어났고 의원-국민간 재산격차는 1.4배가 더 확대됐다.
게다가 22대 국회의원의 순자산 상위 1%(순자산 32억8000만원)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은 전체의 18.7%인 56명이었다.
경실련은 “국회의원과 일반 국민 사이의 경제적 격차는 공직자들이 국민과 다른 경제적 현실을 경험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러한 격차가 반영될 수 있다”며 “이해충돌 가능성과 정책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순자산 상위 1%에 속하는 국회의원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은 정책 형성 과정에서 특정 계층의 이익이 과도하게 반영될 수 있다”며 “이는 일반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이 소외될 수 있는 우려를 낳는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