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은·수은, 부실채권비율 1% 넘어…시중은행 0.27%
은행 부실채권 1년 전보다 3조 증가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가장 큰 영향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 고정이하여신)이 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 중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0.27%인 것과 비교하면 부실율이 큰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이들 은행들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 총 여신 2676조9000억원 중 0.50%인 13조4000억원이 부실채권으로 집계됐다. 전분기(12조5000억원) 대비 9000억원(7.2%), 전년 동기(10조4000억원) 대비 3조원(28.8%) 증가했다.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1분기 0.41%, 4분기 0.47%, 올해 1분기 0.50%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 여신에서 발생한 부실채권 규모가 10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가계여신은 2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부실채권 신규발생 규모는 지난해 1분기 1000억원에서 4분기 1조1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 3000억원으로 줄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1조8000억원, 3조2000억원, 2조8000억원이 발생했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부실채권비율이 각각 1.12%, 1.01%로 1%를 넘겼다. 부실채권 규모는 각각 3조4000억원, 1조3000억원이다.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는 제주은행과 토스뱅크가 각각 1.25%. 1.19%로 부실채권비율이 높았다. 부실채권 규모는 각각 1000억원, 2000억원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0.33%(1조3000억원)로 가장 높았다. 다른 시중은행들을 보면 신한 0.26%(9000억원), 하나 0.24%(8000억원), 우리 0.21%(7000억원) 등이다.
금감원은 “부실채권비율은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으로 2022년 9월 최저점(0.38%)을 기록한 이후 상승하고 있으나, 코로나 이전(2019년말 0.77%)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전분기말 대비 대손충당금 증가에도 부실채권 잔액 증가로 인해 대손충당금적립률은 하락했으나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평가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19년 12월 112.1%에서 2022년 12월 227.2%까지 증가했고 올해 1분기는 203.1%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고금리, 고물가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취약차주 등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고 부실채권 상·매각 등 은행권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겠다”며 “잠재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