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10명 중 6명 ‘20~30대’

2024-06-03 13:00:04 게재

저연령화 심화 … 10대도 5년간 6배 증가

올해 1분기 검거된 마약사범 10명 중 6명은 20~30대 청년인 것으로 집계됐다. 10대 마약사범도 최근 5년간 6배 이상 증가하는 등 마약범죄의 저연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2만7611명으로 3만명에 육박했다. 2022년 1만8395명에 비해 50% 넘게 증가했고 2019년 1만6044명에 비해선 72.1% 늘었다.

마약 유통량도 크게 늘어 지난해 연간 마약류 압수량은 2019년 362㎏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998㎏에 달했다.

특히 30대 이하 마약사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0대 마약사범은 2019년 239명에서 지난해 1477명으로 6배 이상 늘었다.

20~30대 마약사범은 같은 기간 7647명에서 1만5051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30대가 전체 마약사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7.6%에서 지난해 54.6%로 늘었다. 올해 1분기 적발된 20~30대 마약사범은 3113명으로 전체 마약사범 중 61.7%를 차지했다.

최근 젊은층들이 많이 이용하는 다크웹·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마약 거래를 집중단속하면서 20~30대 적발비중이 크게 증가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청소년과 청년층 마약사범이 증가하면서 정부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마약범죄에 대한 사건처리 기준을 강화해 공급사범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미성년자 대상 공급사범에 대해서는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양형 강화를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최근 미성년자 대상 마약사범은 가액 10억원 이상 대규모 마약사범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양형기준을 상향한 바 있다.

법무부는 또 미국 마약청(DEA) 등 해외 기관과 협업해 마약류 국내 밀반입을 차단하는 등 국제공조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소비되는 마약류 대부분이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고, 국내 마약판매책들이 해외 마약밀수 조직과 연계하거나 해외에서 체류하는 밀수·유통 총책이 범행을 주도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법무부는 보건복지부, 식약처와 협업해 단순 투약사범을 대상으로 한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을 올해 4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등 마약 중독자 치료 재활체계 구축에도 공을 기울이고 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마약은 재범률이 높기 때문에 강력한 단속 뿐 아니라 치료·재활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마약범죄 단속 시점이 마약중독 치료·재활의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마약사범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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