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공의 복귀-의협은 파업 '고민'
의사국가시험 9월 2일 시행 … “환자가 의사 눈치 안보고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전공의 복귀는 여전히 미미하고 내년도 의대정원은 확정됐는데 의사단체는 파업을 고민 중이다. 답답한 환자들은 의사눈치 보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수련병원에 전공의 복귀 여부 상담 결과를 제출하라고 한 날짜를 지난달 29일에서 31일까지로 늘렸다. 상담결과 정리가 덜 된 곳은 3일까지 제출을 받겠다고 밝혔다.
상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셈이다. 하지만 다수 수련병원은 “대부분 전공의가 전화 자체를 받지 않아서 면담 자체가 성사되질 않았다”거나 “상담 마지막 날까지도 극소수 전공의만 참여했다”고 전한다. 복지부는 “31일까지 집계된 (상담 요청) 회수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복귀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공의는 적은 셈이다.
정부는 면담결과 등을 토대로 이번주 혹은 다음주에 전공의 복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상담은 더 진행하지 않는다. 전공의 복귀에 효과적인 방안을 이리저리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이탈 기간에 따라 처분도 달리한다는 방침이다.
조규홍 중앙재난대책본부 1차장은 3일 중대본 회의 앞서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 불이익을 최소화할 것이다. 또한 전공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제대로 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제는 집단행동을 멈추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교수들과 함께 의료개혁 논의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번주 전 회원을 대상으로 개원가를 포함한 ‘의사 총파업’을 묻는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단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성혜영 의협 대변인은 회의 후 취재진에 “회의결과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으며 (시·도 회장단과) 원만한 협의가 이뤄졌고 강력한 지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에서는 ‘실질적으로 개원가 휴진은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으로 총파업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고 국민에 또 다른 부담을 주는 건 지금 올바른 전략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과 (휴진 대신) 사직 전공의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편 중대본은 “필수의료·공정보상 전문위원회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이 진료량을 늘리기보다 암과 희귀난치질환을 비롯한 중증진료에 집중하고 숙련된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전공의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등운영 혁신을 위한 보상체계 개편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올해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계획을 오늘 공고하고 9월 2일부터 시행할 예정임을 밝혔다. 시험 시행계획은 ‘의료법 시행령’제4조에 따라 시험 실시 90일 전까지 공고해야 한다.
조 1차장은 “현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응시자들이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신뢰보호를 위해 예년과 동일한 시기에 시험을 시행하고자 한다”며 “현재 많은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 정상적인 시기에 의사면허를 취득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의대생은 의사로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조속히 수업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정부는 이번 사태로 의료공백이 발생될 경우 즉각 응대팀이 발동돼 환자들이 치료문제로 고통받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하다”며 “의료인이 정책이나 다른 이유로 환자를 두고 의료 현장을 떠날 경우 좀 더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대책을 반드시 제정-개정 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최소한 환자가 의사눈치를 보지 않고 치료에 임할 수 있는, 진료 볼 수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어느 중환자의 말을 전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