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생, 부모 돌보지만 자녀에게 돌봄 못받아

2024-06-03 13:00:05 게재

60년대생 3명 중 1명 '난 고독사 할 것‘ 생각

돌봄 받드시 필요 98%, 책임은 자신 89% 인식

60년대생들은 부모를 돌보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녀에게는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생(850만명) 10명 중 3명은 자신이 고독사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 돌봄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책임은 자신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후에 지내고 싶은 곳은 살던 집이 절반 넘게 나타났다. 60년대생 맞춤형 돌봄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재단법인 돌봄과미래(이사장 김용익) 조사에 따르면 60년대생 30.2%가 본인은 고독사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소득이 낮을수록 높아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은 49.9%가 답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장애인 환자에게 국가와 사회가 제공하는 돌봄서비스가 ‘부족하다’ 78%, ‘지금보다 확대해야’ 86%로 응답한 것과 연결된다. 현재의 돌봄서비스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유산상속은 자신을 간병하는 가족에게 더 하겠다는 인식이 매우 높았다. 88%가 법적 상속자보다는 간병 가족에게 더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부모도 자녀도 돌봄 = 우리나라 60년대생은 부모도 돌보면서 자녀도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년대생은 10명 중 3명(29%)이 본인이나 배우자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부모가 있는 60년대생 44%가 본인이나 배우자 부모에게 월평균 73만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9%는 본인이나 배우자 부모가 아프거나 편찮아 돌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중 32%는 부모를 직접 돌보고 있었다. 84%가 평균 2.0명의 자녀를 두었고 이들 중 43%는 자녀에게 월평균 88만원을 주고 있었다.

15%는 부모와 자녀 양쪽 모두를 부양하는 이른바 ‘이중 부양’ 중이며 돌봄 비용으로 월평균 약 164만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노후에 함께 살고 싶은 대상은 ‘배우자와 단둘’이 66%였지만 소득에 따라 크게 차이를 보였다. 1000만원 이상 77%, 600~1000만원 미만 76%, 400~600만원 69%, 200~400만원 미만 59%, 200만원 미만 32%였다. ‘자녀와 같이 살고 싶다’는 6%에 불과했다.

노후 책임은 ‘본인’이 89%로 압도적이어서 60년대생이 ‘마처세대’(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임을 보여줬다. 62%는 현재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다. 국민연금 80%, 예금·적금·저축성 보험 56%, 사적연금 34%, 주식, 채권 31% 등 순이었다.

◆은퇴 연령은 67.3세로 생각 = 60년대생 70%는 현재 수입을 목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임금근로자 68%(정규직 69%, 비정규직 31%), 자영업 등 비임금근로자 30%이었다. ‘건강이 허락하면 계속하고 싶다’가 90%였다. 향후 근속기간은 평균 7.5년으로 예상했고 이들 중 46%가 현재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60년대생의 52%는 주되게 오래 일해 온 일자리에서 퇴직했다. 평균 퇴직 나이는 54.1세였다. 만60세 전후를 비교하면 만55~만59세는 50.7세, 만60~64세는 56.7세로 나타나 퇴직연령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54%가 재취업 또는 창업하였으며 평균 2.3개의 일자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이유는 ‘아직 더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 37%, ‘가계의 경제적 필요’ 29%, ‘일하는 삶이 더 보람’ 17% 등 순이었다.

적정 정년에 대해서는 평균 65.4세로 답해 법정 정년인 만60세보다 5세 이상 높았고 은퇴 연령은 67.3세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건강하지만 돌봄 필요 높게 생각 = 60년대생(만55세~64세)이 예상하는 기대수명은 평균 85.6세였다. 2023년 OECD 발표 한국 기대수명은 83.6년이다. 자신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사는 기간은 평균 6.7년이었으나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본인의 신체 건강에 대해 ‘좋음’ 51%, ‘보통’ 35%로 답했다. 정신 건강에 대해서는 ‘좋음’ 75%, ‘보통’ 19%로 답했다.

진단을 받아 3개월 이상 약을 복용하거나 치료를 받고 있는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등)이 있느냐는 질문에서는 46%가 ‘있다’라고 답했다. 건강 관리는 44%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60년대생의 우리 사회에 대한 돌봄 인식은 ‘우리 사회에서 돌봄은 반드시 필요하다’ 98%, ‘앞으로 돌봄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98%로 나타나 대부분이 커다란 우려를 보였다.

노년에 돌봄이 필요할 때 원하는 곳은 ‘살고 있던 집’ 52%, ‘노인요양시설’ 22%, ‘실버타운’ 20% 순으로 나타났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해야 할 때 선호하는 곳은 ‘공공’ 52%, ‘민간’ 17%, ‘잘 모르겠다’ 31%였다. 이용 시 월지출 의향 금액은 87만원이었다.

노년의 돌봄 주체는 ‘나 자신’이 61%로 가장 높았고 ‘배우자’ 19%, ‘국가’ 17%, ‘자녀’ 3% 순이었다.

김용익 이사장은 “60년대생들은 기존 노인 세대와는 다르다. 돌봄에 대해서도 다른 요구와 태도를 보인다. 10년 후 가장 큰 노인 집단이 되고 돌봄 수요자가 될 것”이라며 “10년 이후의 미래 노인인 60년대생의 특성에 맞춰 돌봄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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