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석유 관련주 폭등…불확실성 높아 '주의'
증권가 “아직 탐사 단계 … 수혜주 찾기 일러”
“상업개발 2035년부터나 가능 … 투자 주의”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부 공식 발표에 관련 테마주들이 연이틀 폭등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아직 초기 탐사단계로 수혜주를 찾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성과가 가시화하기까지 시일이 걸리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서 오전 9시 20분 현재 한국가스공사는 전일보다 9650원(24.94%) 오른 4만8350원에 거래 중이다. 3일 정부 발표 직후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국석유는 이틀째 장중 상한가(2만3300원)를 기록했다. 아울러 강관업체인 동양철관, 화성밸브 등도 상한가에 도달했다. 이외에도 석유·가스 테마주로 묶인 대성에너지(26.21%), 흥구석유(25.54%), 중앙에너비스(18.59%), 지에스이(18.6%), 하이스틸(14.46%) 등도 상승세다.
전일 정부는 대통령실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천연가스와 석유의 비율은 3:1정도이며 천연가스는 29년, 석유는 4년 사용할 양이라는 설명이다.
물리탐사를 마치고 하반기에는 정확한 매장규모와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탐사시추에 나서게 되며, 실제 매장량 확인 및 경제성 평가 등을 거쳐 순조롭게 탐사가 진행되면 상업개발은 2035년부터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실제 시추에 나서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무조건적인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 발표된 자원량은 미국 액트지오사에 의뢰한 결과로, 실제 매장량(회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채굴 단계에 돌입하더라도 채굴 원가가 경제성 있을 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문 연구원은 “설치에 개당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시추공을 최소 5개 뚫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추 이전까지는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한국가스공사는 생산된 가스를 인수하고 육지까지 파이프라인 설치를 담당할 가능성이 크지만 가스전은 규제 사업으로 분류될 전망이기에 적정투자보수 이상의 초과 이익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 탐사 초기단계로 확신을 갖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물리 탐사로 확인된 탐사자원량은 최소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이지만 통상 최소치가 신뢰성이 높다”며 “가스·석유 공기업 수혜가 일부 예상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유 연구원은 “생산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는 경우 단가는 투자비와 직결되기 때문에 시추 횟수 및 비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까지 투입된 탐사 비용은 3억7000만달러로 알려졌지만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은 2035년 이후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동해-1 가스전은 1998년 탐사 성공 이후 2004년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