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수정당과 연합전선 강화 나선다

2024-06-04 13:00:28 게재

사무부총장·원내부대표, 상시 소통 나서기로

‘거부권 이후 재의결’ 위해 사전 조율 절실 판단

종부세·지구당 부활·민생지원금 등 균열 조짐

‘야 7당 언론 탄압저지 공동행동’ 등 사안별 규합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정책에 소수정당들이 잇따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192석 연합전선’에 금이 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제시한 민생회복지원금이나 1가구 실소유자의 종합부동산세 폐지, 지구당 부활뿐만 아니라 이재명 당대표의 연임을 지원하는 당헌당규 개정 등에 소수정당의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입법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단한 연합전선 구축이 절실한 만큼 원내 부대표, 사무 부총장에게 소수정당과의 소통과 의결조율 등을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 의원총회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4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 21대 국회때와 달리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소수정당들과의 공조가 필요할 수밖에 없고 원내든, 당차원이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내문제는 원내 부대표, 정당간 문제에 대해서는 사무 부총장이 맡아서 소수정당들과의 소통을 통해 현안들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171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으로 손을 잡았던 진보당(3명), 사회민주당(1명), 기본소득당(1명)뿐만 아니라 조국혁신당(12명), 개혁신당(3명), 새로운미래(1명)와도 연합전선을 만들고 단단하게 구축해 놓을 생각이다. 민주당의 입법독주가 성과를 내려면 대통령이 행사한 재의요구를 3분의 2(200석)의 찬성으로 무력화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소수정당을 규합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소수정당이 민주당의 정책과 입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어 ‘연합 구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종합부동산세 폐지에 진보정당을 표명한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이 일제히 비판 성명을 냈다. 진보당은 “171석을 차지해 입법주도권을 쥔 민주당 원내대표가 실거주 1주택자 종부세 폐지 신호탄을 올렸다”며 “거대양당은 쓸데없는 초부자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44%나 되는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권과 3만 명에 가까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눈물부터 먼저 닦아줘야 한다”고 했다. 사회민주당은 “대통령실의 종부세 완전 폐지 구상을 촉발한 것은 박찬대 의원과 고민정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종부세를 도입하고 끝까지 지켜낸 이유를 잊은 것이냐”고 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도 “민생 입법을 이끌어야 할 제1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자 감세’와 궤를 같이하는 종부세 폐지를 검토한다는 사실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이 자산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윤석열 정부를 막아 세우지는 못할망정, 그에 가세하는 듯해 실망스럽다”고 했다.

강성 당원들의 요구로 당헌당규 개정에 나선 민주당이 지구당 부활을 앞장서 주장하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반대 입장을 내놨다. 조 대표는 “지구당 부활이 현재 정치 개혁의 제 1과제인지 도저히 동의 못 한다”며 “의회 민주주의 선진화를 위해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구당 부활)논의 과정을 보면 대부분 거대 정당 경우 자당 내 낙선자들의 민원 수요에 가깝게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지역 후보와의 유착 문제, 당협위원장 또는 지구당 위원장 본인이 다른 사람 진입을 막는 장벽을 치는 모습, 이런 것들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새로운미래과 개혁신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제시하고 법안까지 대표발의한 ‘전국민 민생 지원금’에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히고 이재명 ‘1인 체제’를 공고히 할 당헌 당규 개정 시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21대 국회 종료 직전의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에서 국민의힘 이탈표가 거의 나오지 않고 오히려 민주당이나 소수정당에서 나왔을 가능성마저 제기될 정도로 국민의힘의 결속력은 더욱 강해진 분위기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일체제’와 대선을 겨냥한 ‘실용주의’에 진보진영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 이탈한 새로운미래와 국민의힘에 뿌리를 두고 있는 개혁신당이 동의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졌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앞서 나가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민주당의 방향전환 등에 강력한 비판세력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소수정당들을 하나의 끈으로 묶기 어려운 난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야 7당’ 공동행동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날도 ‘언론탄압저지 야 7당 공동대책위 출범식’이 계획돼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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