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사고 약물운전자’ 불법도박 모집조직 총판이었다
리딩방에 도박사이트 운영
경찰, 99명 검거 2명 구속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서 약물에 취해 롤스로이스를 몰다 보행자를 숨지게 한 운전자는 불법도박 사이트 모집조직 총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금융범죄수사대와 마약범죄수사대가 공동으로 무등록 유사자문업체를 운영하거나 해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피의자 99명을 검거하고 이중 2명을 구속했다.
발단은 청담동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이었다. 경찰은 가해자 A씨를 추적하던 중 이들이 불법으로 리딩방을 운영해 돈을 벌었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롤스로이스 사건 이후 람보르기니를 모는 운전자가 주차시비를 벌이던 중 흉기를 휘둘렀다. 두 운전자 모두 금융 범죄 조직에 연루돼 있었다.
수사 결과 이들은 해외선물 투자를 대신해 주겠다며 투자자 101명으로부터 수수료 21억원을 받았다. 애초 이들은 전자거래 프로그램 MT5(Meta Trader 5)를 사용했다.
이런 연유로 조직명이 MT5라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MT5는 비용을 지불하면 외환 주식 선물 등 다양한 금융상품 거래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는 해외선물거래에 널리 쓰인다.
8명은 다른 조직의 리딩방 사기 피해자들에게 “MT4(MT5의 전 모델)를 해킹해 손해를 복구 시켜주겠다”며 3억4000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또 코인을 위탁판매 해주겠다며 전송받은 코인 32억원어치를 빼돌린 2명 역시 사기 혐의로 검거됐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종횡무진하며 단기간 높은 이익을 거두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불법을 저지른 셈이다.
람보르기니 흉기 위협 사건을 저지른 B씨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캄보디아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타인 명의로 회원을 모집했고, 그 방식은 다단계 구조였다. 이들은 8000명을 상대로 8600억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국내 총책 2명을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구속했고, 관련자들을 속속 검거했다. 롤스로이스 운전자 A씨 역시 이 도박사이트의 총판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캄보디아에 있는 공범은 국제공조를 통해 검거할 예정”이라며 “도박공간개설을 주도한 피의자들은 형법상 범죄집단으로 의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