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보호시설에 아동 동반수용 금지해야”
인권위, 규정 마련 권고
외국인보호시설에 보호자가 수용될 경우 자녀 등 아동을 함께 수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출입국관리법’에 ‘아동에 대한 보호(구금) 조치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규정을 신설을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허가 받지 않은 채 한국에 체류하다 외국인보호시설에 수용된 A씨에게는 두살난 아이가 있었다. 아이를 맡아줄 사람이 없어 보호시설에 함께 수용됐다.
A씨는 보호시설 환경이 아이에게 부적절하므로 자신에 대한 보호를 일시 해제해달라고 출입국·외국인청에 신청했다.
하지만 불허됐고 A씨의 지인인 B씨가 아이 인권을 침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출입국·외국인청이 A씨에 대한 보호일시 해제 불허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B씨 진정을 기각했다. 출입국·외국인청의 재량권 남용이나 일탈이 없었다고 봤다.
다만 아동을 수용시설에 보호하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봤다. 현행 법이나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짚었다.
인귄위는 수용된 아동은 ‘특별한 취약성’ ‘특별한 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존재라는 점, 수용시설이 아동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아동의 권리보장 측면에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인권위는 “A씨와 같이 미성년 자녀의 유일한 양육자일 경우 아동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중대하다”며 “보호 대상자의 보호을 검토할 때 아동 최선의 이익이 고려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외국인보호시설에 보호조치된 아동은 모두 182명이었다. 이중 196일간 보호시설에 머무른 경우도 있었다. 부모와 함께 보호되는 14세 미만 아동은 2021년 16명, 2022년 18명, 2023년 23명으로 집계됐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