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영일만 광구 시추’ 집중 검증 나선다
TF 구성 검토 …‘산업부 패싱’ 등 점검
“성공 기원” 하면서 “예산 투입 따지겠다”
“자원외교·엑스포 실패 연장선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영일만 광구 시추’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검증’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적 기대가 담겨 있는 만큼 강도 높은 비판만 앞세우기 보다는 증거와 자료를 근거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과거 박정희정부때의 ‘해프닝’과 이명박정부때의 ‘자원외교 실패’, 현 정부의 ‘엑스포 유치 불발’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행과정, 예산투입 등을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별도의 TF 구성도 검토 중이다.
7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확실하지 않은 광구에 대해 국민들에게 기대감을 부풀게 한 것 자체가 문제이지만 이를 무작정 비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석유 생산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따져볼만한 TF를 별도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했다. 그는 “우선 석유 생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성공을 기원한다는 기본 방침을 갖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문제와 의혹들이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이런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SNS를 통해 “막판 대역전 외치며 수천억 쏟아 붓고 결국 국민 절망시킨 부산엑스포가 자꾸 떠오른다”며 “십중팔구(성공확률 최대 20%) 실패할 사안이라면서 전액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고 주가폭등에 따른 추후 주식투자자 대량손실도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잘 되길 바라지만 참으로 걱정이 많다”며 “국회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철수하면서 “영일만 가망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는 보도를 붙여 놨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MB의 자원개발 사기극을 기억한다”며 “대통령 발표 사흘 만에 불어나는 의혹을 걷잡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분석을 맡겨 석유 매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와 정반대 판단이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전혀 다른 두 판단이 존재하는데도 한쪽 분석 결과만 공개하며 공식 발표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정반대의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동해유전 개발에 앞장서게 됐는지 납득할 수 있게 해명하라”며 “만약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 전에 시추를 강행할 경우 관련 공직자들은 형사처벌을 면치 못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액트지오사에 대한 불신이 작지 않다. 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산자부 답변을 근거로 “규모가 너무 작고 매출액이 대략 3000만원 정도로 사실상 일을 하지 않고 있다가 작년에 느닷없이 매출이 한 70억 정도로 느는데 이게 대한민국 정부한테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이 회사는 사실상 휴면 상태이다가 아브레우 박사의 명성을 통해서 (우리나라로부터) 일을 받아서 작년부터 활동하고 있지 않은가 보고 있다”고 했다.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것은 우드사이드사 내부에서 일종의 M&A가 있으면서 전 세계적인 사업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동해사업에서 철수한 것이다. 심층분석자료를 우드사이드는 보지 못했다’는 산자부의 설명에 대해서는 “반기 보고서에 보면 더 이상 유망하지 않은 곳이라는 평가가 명확히 나와 있다”며 “그 정도 규모의 유전이라면 M&A가 있다면 오히려 더 그곳을 유망한 유전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브리핑을 하게 된 전반적 과정에서 산자부가 완전히 배제돼 있었다. 산자부 패싱이 있었다”며 “누가 이 사업을 이끌어왔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했다. 이어 “시추공이 최소 5개, 최대 12개라는 점에서 1조2000억원 사업인데 1인 기업에 맡겨도 되나”라며 정보의 불투명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영일만에 가스전 같은 원유, 석유 매장이 돼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국민들이 염원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낭보를 국민들께 직접 전했다는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지 이걸 지지율 반등의 어떤 계기로 삼는다든지 뭔가 어떤 걸 덮기 위한 거라든지 여의도 국회 주변에 있는 분들의 논리 구조가 항상 그쪽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이해하시지 못하는 이러한 정략적인 대응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