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독식’에 여, 정책특위 맞불
15개 특위, 위원 선임 등 활동 시작
연금·종부세 중점 … 입법권 없어 한계
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여당은 당내 특별위원회를 통한 민생경쟁에 나선다. 당분간 국회 보이콧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내 특위 활동을 통해서라도 정책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7일 구성을 의결한 15개 특위가 이번주 중 위원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앞서 국민의힘은 △저출생대응특위 △민생경제안정특위 △세제개편특위 △AI·반도체특위 △에너지특위 △의료개혁특위 △연금개혁특위 △기후대응특위 △노동특위 △공정언론특위 △재난안전특위 △약자동행특위 △외교안보특위 △교육개혁특위 △문화체육특위 등 15개 특위 구성과 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특위를 가동하는 것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원구성 협상을 밀어붙인다면 원구성이 되더라도 당분간 상임위가 정상적으로 원활하게 운영되기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그 기간 동안 여당이 민생을 손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시 국회 일정 보이콧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주요 민생 정책을 챙기기 위한 특위 활동에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 주요 상임위에서 주도권이 야당 쪽으로 넘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여당 내 특위는 이주 내에 위원 선임을 마무리하고 정부 측과 당정협의, 전문가 간담회 등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위에서 국회 상임위와 유사한 활동을 이어가며 정책 주도권 경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다만 입법권 없는 특위 활동의 한계가 명확한 만큼 정책 이슈 발굴, 당정협의 통로 등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당 차원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정책은 연금개혁과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개편이다.
연금개혁 관련해 당 연금개혁특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 모수개혁’ 압박에 대처하며 연금개혁 구조개혁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5일에도 모수개혁에 대한 여야 합의가 사실상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선 처리 필요성을 재차 촉구하기도 했다.
종합부동산세, 상속세 등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개편 검토를 치고 나오자 국민의힘은 환영의사를 밝히며 서둘러 정책 경쟁에 합류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며 “민주당이 상속세 개편을 부자감세라며 반대해 왔는데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시대 변화와 세계적 흐름에 맞춰 상속세제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면서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변경하고, 최대 주주 할증 과세를 폐지하며 상속세율을 주요 선진국 사례를 감안해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정책위 관계자는 10일 “연금개혁, 종부세 등 전통적으로 여당의 관심사였던 정책 이슈를 민주당이 먼저 제기했는데 이에 대한 대응이 빠르지 못했다”면서 “특위 활동이 본격화되면 대응 속도도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