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유전 개발’ 논란…정부 ‘자료 거부’
대통령 일방 발표·액트지오 선정 경위 의혹
민주당, 상임위서 자료 등 현안 질의 예고
더불어민주당은 ‘깜깜이 유전 개발’을 집중 파고들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유전개발을 발표하게 된 경위, 사실상 1인 기업에 불과한 액트지오사가 선정된 과정, 매장량 평가 신뢰성 등 확산되고 있는 의혹과 논란을 파헤쳐 보겠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정부가 관련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상임위가 구성되자마자 현안질의에서 송곳검증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9일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영일만 석유사업에 대해 입찰 과정, 사업성 평가결과자료, 자문단 명단, 회의록, 결과보고서 등 자료를 요구했지만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라며 “급기야 ‘액트지오사’의 세금 체납과 법인자격 문제까지 불거졌다”고 했다.
이어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사를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거쳐 선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몇 개의 기업을 지명해 제한적으로 경쟁을 하게 했다는 것인데, 지명할 당시 액트지오는 4년 간 세금을 체납하고 있었고 법인자격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계약 당사자로 선정되었는지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국가계약법은 지명경쟁입찰의 경우에도 이행실적, 기술능력, 재무상태, 사회적 신인도 등을 사전에 심사하고 적격자만을 입찰에 참가하게 할 수 있다”며 “석유공사는 액트지오 선정 과정에 대한 즉답을 회피한 채 ‘텍사스주법에 따라 계약 체결은 가능합니다’라며 동문서답식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매장량 부풀리기도 논란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지만 실상은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범위가 예상된다는 것이었다”며 “이 수레가 텅텅 빈 수레인지, 꽉 찬 수레인지 알기도 전에 ‘수치 올려치기’까지 해가며 요란법석을 떠는 대통령의 행태는 과연 대한민국 국정 책임자의 자세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이에 석유공사는 같은 날 설명자료를 통해 “액트지오가 지난해 2월 한국석유공사와 계약 당시 체납한 법인 영업세는 1650달러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액트지오 체납 세액은 200만원 내외로 소액이며 착오로 인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액트지오와 계약을 체결한 이후 같은 해 5월부터 용역 대금을 지급했고, 액트지오가 세금을 완납한 시점은 지난해 3월이라는 설명이다. 산업부 역시 액트지오가 석유공사와 지난해 2월 계약할 당시에는 영업세 체납 상태에서도 법인격은 유지한 채 계약을 자유롭게 맺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이번 동해 심해 가스전에 관한 액트지오 자문 용역대금과 국내외 전문가 검증에 129만 달러를 집행했다. 석유공사는 이와 관련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한 액트지오의 유망성 평가와 국내외 전문가 검증에 소요된 전체 금액을 합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갑자기 발표하기까지 경위가 의심스럽다며 ‘산자부 패싱’ 경위도 따졌다.
민주당은 “석유 매장 ‘가능성’ 발표인데 관계 부처도 몰랐다”며 “모리셔스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 일정을 급하게 변경하는 외교 결례를 저질렀고, 브리핑 고지도 고작 8분 전에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막대한 혈세가 드는 사업인 만큼 정부는 본격적인 시추에 앞서 사업 타당성부터 철저히 증명하라”며 “국회 상임위를 조속히 가동해 의혹이 있는 부분을 샅샅이 조사하겠다”고 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액트지오와 동해 심해가스전에 대해 상세히 검증하고 자원개발의 성공확률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