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보증 추가…효과는 '글쎄'
은행 법정출연요율 2년간 0.07% 적용
1조원 확보, 3만2천명에게 신규 공급
“단기처방보다 근본해결책 모색 필요”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사가 안되니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당장 발등의 불끄기에 나섰다. 하반기에 1조원 규모 신규보증을 추가로 공급한다. 하지만 ‘땜질 처방’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전문가와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근본적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11일 국무회의에서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대한 금융회사(은행)의 법정 출연요율을 인상(0.04%→0.07%)하고 시행령 시행일로부터 2년간은 한시적으로 0.03%p를 인상한 0.07%를 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이달 18일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회사 법정 출연은 보증기관의 보증부 대출로 수익을 창출하는 금융회사가 수익의 일부를 매월 보증기관에 출연하는 제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6월분부터 추가 확보되는 보증재원을 활용하면 1조원 규모로 신규 보증을 공급 할 수 있다”면서 “하반기에 소상공인 3만2000명이 자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자금이 고갈된 소상공인들에게는 단비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고금리 고물가 경기침체가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아 문제다. 소상공인 대출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지난해 9월말 종료돼 소상공인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를 기록했다. 2012년 4분기(0.64%) 이후 가장 높았다. 저점이었던 2021년 4분기(0.16%보다)보다는 3배 넘게 뛰었다.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출잔액 증가로 이어졌다. 빚을 내 빚을 갚는 형국인 셈이다.
자영업자 대출잔액에서 확인된다.
신용평가회사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를 보면 올해 3월말 현재 개인사업자 335만9590명이 보유한 대출(가계·사업자 대출)은 모두 1112조7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직전이던 2019년말(209만7221명, 738조600억원)과 비교하면 대출자는 60%, 대출금액은 51%나 늘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만 보더라도 5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324조1071억원이다. 전년 동기(315조753억원)보다 9조318억원(2.87%) 증가했다. 올해 들어 5개월만에 4조6135억원이 늘었다.
한계에 몰리자 장사를 접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서울에서 폐업한 외식업체 수는 5922개로 조사됐다. 2020년(6258개) 이후 4년 만에 최대다. 폐업률 역시 4년 만에 처음으로 4%대로 진입했다.
핀테크기업 핀다의 상권분석플랫폼(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외식업체는 17만6258개로 전체의 21.52%에 달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년(13.41%)보다 8.11%p 높아졌다.
정부가 “좀더 근본적 해결책 마련에 숙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땜질식 단기처방에서 벗어나자는 이야기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정부 대책은 예전부터 해왔던 내용”이라며 “소상공인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계 소상공인과 일시적 유동성위기 소상공인 등을 구별해 지원책을 달리하자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획일적 지원정책은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정부협업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도 “소상공인 위기상황에서는 당장 현재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단기책이 필요하다”면서 “고금리로 수익을 얻은 금융권이 한시적으로 소상공인 전용금리를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오 교수는 “정부는 전문가들과 함께 과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소상공인 전략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