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하반기 ‘회계품질 종합 개선방안’ 발표
TF 구성해 제도·감리·제재 전반 논의
회계법인 지배구조 개선도 주제에 포함
12일 중소회계법인 간담회, 의견 수렴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에 ‘회계품질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한다. 회계 분야 전반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총망라해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회계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은 올해 1월 TF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결론을 내고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 주제에는 감사인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 감사보수 관행 개선, 감리와 제재 합리화, 지정 감사제도, 회계법인 지배구조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 금융당국은 감사품질 제고를 위해 회계법인들이 자금·인사 등 경영전반의 관리체계를 통합관리하는 소위 ‘원펌(One-firm)’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지난해부터 품질관리 제고를 위해 회계법인들에 대한 감리를 강화하면서 중소회계법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어떤 방식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중소회계법인들은 회계개혁을 통해 신외감법이 도입·시행된 이후 진행된 제도 개선이 대형 회계법인인 소위 ‘빅4’에 유리하다며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오는 19일 한국공인회계사 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에도 이 같은 내용들이 반영돼 있다.
금융당국은 중소회계법인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은 12일 ‘감사품질 제고를 위한 상장사 등록 감사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빅4 회계법인을 제외한 중소회계법인 12곳의 대표 회계사 등이 참석했다. 윤정숙 금감원 전문심의위원은 간담회에 앞서 “통합관리체계 구축, 품질관리 수준 평가 등 신외감법으로 변화된 제도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회계법인들의 애로사항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부감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기탄없이 말해달라”고 했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 중 회계법인의 불필요한 업무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즉시 시행가능한 사안은 신속히 개선하고 법규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회계품질 종합개선 TF’ 등을 통해 논의·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참석한 회계법인 대표들은 △통합관리체계 구축에 참고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례 제시 △품질관리수준 평가와 관련해 감사품질과 연관성이나 합리성이 낮은 평가항목 조정 △등록요건 유지의무 위반에 따른 지정제외점수 부과시 회계법인 규모를 고려해 차등 부과해 달라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회계법인의 품질관리수준 평가와 감사인 지정 방식 등이 빅4에 유리하게 돼 있어서 공정한 경쟁이 어려운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하고 있다.
금감원은 중소회계법인들의 애로사항을 반영하겠는 입장이지만 감사품질 향상을 위한 회계법인들의 노력도 강조했다.
윤 위원은 “품질관리 감리결과, 상장사 등록 감사인 규모별로 품질관리 수준에 차이가 있었다”며 “감사품질을 성과평가에 충실히 반영하지 않거나, 파악된 위험을 감사 절차에 적절히 반영하지 않은 사례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계법인은 품질관리 수준을 높이는데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며 “아울러 품질관리 수준에 대한 평가 기준은 그동안 제기된 의견과 디지털 기술 발전 등 환경 변화를 반영해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