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영상’ 119신고 연간 89만6000여건
다매체신고 늘어
신속출동에 도움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2023년 7월 15일 새벽 5시 55분, 충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로 다급한 영상전화가 걸려 왔다. 신고자는 “마을 도로에 물이 차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산사태 위험도 있다”며 현장 상황을 119에 신고했다. 영상통화로 상황을 확인한 119신고접수요원은 신고자의 안전을 우려해 침착하게 행동수칙을 안내한 뒤, 해당 지역의 위험 상황을 신속하게 유관기관에 전파했다.
이처럼 119에 영상통화로 위급상황을 신고한 건수가 지난 한해에만 42만여건에 이른다. 영상통화뿐 아니라 문자 사진 119앱 등 유선전화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접수되는 119신고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소방청은 기존에는 유선전화로만 집중되던 신고가 다양한 방식으로 분산되면서 119신고 폭주 예방에 효과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문자 사진 119신고앱 영상통화 등을 활용해 신고하는 ‘119다매체신고’는 2011년부터 소방청이 제공하고 있는 대국민 서비스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다매체신고를 통해 접수된 신고 건수는 총 89만6049건으로 2022년(66만689건)과 비교해 35.6% 증가했다. 이 중에는 문자가 38만80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상통화가 42만1741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사진 전송이 7만3188건, 119신고앱을 통한 신고가 2927건 접수됐다. 웹을 통한 신고는 2492건이었다. 또 전통시장 사물인터넷, 자동화재속보설비 등을 활용한 자동신고도 7666건에 이르렀다.
소방청은 최근에는 농촌진흥청 협조를 얻어 농업기계 부착용 단말기에서 119신고를 발신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시범 실시하고 있다.
소방청은 더 나아가 지자체나 민간보안업체 등과 연계해 신고자가 직접 문자나 영상으로 신고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위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다매체신고는 유선전화와 달리 신고내역이 서버에 저장되어 순차적 신고접수와 처리가 가능하다. 또 도로유실이나 침수가 동반되는 자연재해는 물론 각종 재난사고 발생 시 출동대원들의 신속하고 정확한 출동지점 파악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현장대원들이 재난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신고자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방법 등을 실시간으로 전할 수 있어 다매체신고 활용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윤상기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은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장마가 시작되고 8월 중순 즈음 가을장마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재난상황에 긴급한 출동이 지연되지 않도록 119유선신고가 어려울 경우 문자나 사진 119신고앱 등으로 긴급신고를 할 수 있으니 국민 여러분의 많은 협조와 도움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