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말 금리수준 상향 조정…고금리 장기화 시사

2024-06-13 13:00:34 게재

파월 “물가 완만한 진전에도 인하에는 더 좋은 지표 필요”

시장은 여전히 연내 2회 금리인하 기대 “긴축 아닌 완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7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내 금리인하 전망은 기존 3회에서 1회로 축소하고 연말 금리수준은 상향 조정하면서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연내 2회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과 12월 각 0.25%p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이번 회의가 표면적으로는 매파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긴축보다는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회의 후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는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텔레비전 화면에 보인다. 연합뉴스

◆고용 성장에는 큰 변화 없어 = 미 연준은 12일(현지시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다만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상 올해 말 금리 전망치를 5.1%로 제시했다. FOMC는 지난 3월 회의 직후에는 연말 금리를 4.6%로 전망, 모두 3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한 바 있다. 연준은 2025년 말에는 미국의 금리가 4.1%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지난 3월 전망(3.9%)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개인소비지출(PCE)이 2.4%에서 2.6%, 근원 PCE가 2.6%에서 2.8%로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한 것도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2025년 금리인하 횟수는 기존 3회에서 4회로 조정됐다. 올해 성장률은 2.1%로 유지했고 실업률은 4.0%로 유지했다. 이는 연준이 잠재적으로 고금리의 누적된 부정적 효과가 실제 경제에 발현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증권가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물가 전망치만 수정했을 뿐 고용과 성장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연내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는 시장에 잠재적으로 쇼크를 줄 수 있는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론되지 않았고, 오히려 금리 인하를 위한 명분을 찾기 원하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6월 FOMC는 기존에 시장이 반영해온 것 이상으로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점은 증시에 안도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월 소비자물가 예상치 하회 = 이날 회견에선 같은 날 FOMC 결과 발표에 앞서 공개된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경제전망에 충분히 반영됐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미 노동부는 이날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4월 상승률(3.4%) 대비 둔화한 수치다.

파월 의장은 5월 CPI 결과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2% 물가 목표로 안정적으로 향한다는) 확신을 쌓는 데 있어서 오늘 보고서는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FOMC 위원들이 5월 CPI 결과를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에 반영했는지에 대해선 “오늘 아침 관련 보고를 받았고 사람들은 변경할지 말지를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 하루 만에)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5월 CPI 지표가 이날 공개된 연준의 경제전망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증시 사상최고…코스피도 상승 출발 =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가 개선되고 미 연준도 인플레이션이 완만한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하면서 미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5.71포인트(0.85%) 오른 5,421.0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가 5,400선을 넘어 마감한 것은 처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264.89포인트(1.53%) 오른 17,608.44에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21포인트(-0.09%) 내린 38,712.21에 거래를 마쳤다.

5월 인플레이션 둔화에 미 채권 수익률은 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뉴욕증시 마감 무렵 4.33%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7bp(1bp=0.01%p) 하락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도 1%대 상승 출발하며 장 초반 2760선을 탈환했다.

13알 오전 전일보다 36.01포인트(1.32%) 오른 2764.18로 출발한 뒤 오전 9시 38분 현재 코스피는 40.54포인트(1.49%) 오른 2768.71에서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3포인트(0.55%) 오른 875.50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 물가 둔화에 힘입어 하락 출발했다. 전일보다 6.2원 내린 1370.0원에 개장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8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7.5원 내린 1368.7원에 거래되고 있다. FOMC 결과는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됐으나, 시장은 물가 상승 둔화에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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