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주5일 식사 제공…“지역형평성 맞춰야”
비회원 지원 마련도 필요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경로당 이용 노인을 대상으로 주 5일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로당 지원 수준이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르고, 시설과 인력 측면에서 식사 준비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역 간 형평성 확보를 위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슬이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장은 12일 ‘이슈와 포커스’에 낸 ‘초고령사회 노인 대상 식사 지원 현황 및 과제’보고서에서 “노인 인구의 증가세를 고려할 때 도시에서는 공동주택 커뮤니티 센터나 지역식당 등 인프라를 활용하고 농촌에서는 공동급식이나 식재료 제공, 장보기 대행 등 지역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 노인의 욕구와 형편에 따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팀장에 따르면 만성질병의 치료와 관리에 있어 영양관리는 필수적이다. 특히 1인 노인가구의 증가는 노인의 저영양을 초래해 장애나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인다. 혼자 식사를 하는 노인은 불안과 우울 증상이 상대적으로 높다. 노인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 측면에서도 식사 지원은 중요하다.
2024년 4월 기준 전국 경로당 중 85.3%인 5만8558개소에서 주 중 평균 3.4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의 주5일 식사제공 추진에 관련 보완해야 될 점 중 식사의 질적 측면에서는 지자체별로 부식비 등의 지원 수준에 격차가 있고 급식지원 인력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노인들끼리 식사 준비를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노인 맞춤형 영양식이 제공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문제가 있다. 이른바 ‘80대 노인 밥 당번’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선적으로는 지역 간 형평성을 담보한 수준의 식사가 제공될 수 있도록 국비 지원의 필요성을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 정부는 양곡 및 냉·난방비의 집행 잔액을 부식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조금 관련 규정을 개선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2023년 국비 집행률 잠정치가 92.2%에 이르고 있으며 노인들이 부식비 마련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까지 절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지역 공동급식소를 활용한 전문적인 음식 조리·배달, 이동식 급식소 운영, 지역 식당·가게와의 연계를 통한 배식 등 음식 준비 관련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해 식사의 질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일본의 경우에도 국내 경로당와 유사하게 ‘살롱’이라는 지역공간 운영을 통해 고령자들의 모임과 식사를 지원하고 있다. 경로당은 회원 등록을 전제로 운영되는 다소 폐쇄적인 공간이라는 단점이 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