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명품백 면죄부’ 비판 확산…민주당 “특검도 적극 검토”
윤 대통령 순방 중 종결, 대통령측근 주도
당사자 조사 없이 ‘직무 관련 없다’ 단정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 순방에 나선 날에 발표한 권익위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종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6개월여 끌어오다가 갑자기 전원위원회를 열어 ‘김 여사에 대해서는 처벌규정이 없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신고의무가 없다’고 면죄부를 주고는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에 대한 조사도 없이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까지 냈다. 대통령실이 이미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판단으로 대통령기록물에 해당된다는 점을 언급해놨다는 점에서 대통령실과의 엇박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면죄부’ 의혹이 윤 대통령의 측근들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이해충돌 논란도 불거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부재 가운데 사건을 종결하거나 현재 수사중인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서둘러 결론을 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도부뿐만 아니라 운영위, 법사위, 정무위 등에서 집중 추궁하고 특검까지 검토하고 있다.
14일 국회 행안위 소속 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대통령을 조사하든 영부인을 (조사하든) 최소한은 조사를 하고 발표를 해야 되는데 너무 무리하게 발표를 하기 때문에 이미 답을 정해놓고 조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며 “또 무기명 투표도 요구했는데 다 묵살됐다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열리면 이 문제를 따져 물을 텐데 명확한 답을 하지 않으면 특검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문제”라고 했다.
권익위원장을 지낸 전현희 의원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준 권익위의 결론 과정과 추진 경위를 살피기 위한 특검법안을 낼 것”이라고 했다. 강준현 민주당 정무위 간사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가방 수수를 인지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건지 따지겠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갑자기 왜 권익위가 종결 처리를 발표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가장 먼저 볼 것은 조사 방식이다. 권익위는 명품백을 건넨 최 목사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권익위는 “아무런 범죄 혐의도 없고 처벌할 수도 없는데 그 사람을 소환하면 권익위의 직권 남용 아니냐”며 “(신고자인 참여연대) 거기에서 준 자료들, 그리고 우리가 수집할 수 있는 자료들을 충분히 검토해서 판단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조사 없이 ‘자료’만으로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권익위가 김 여사에 제재할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종결한 게 적절한 조치였는지도 따져 볼 사안으로 지목됐다.
박준규 김형선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