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4곳 교수들, 휴진 돌입…환자들 “휴진 철회”
정부, 비상진료체계 강화
병원에 구상권 검토 요청
서울대병원 4곳 교수 절반 이상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이 들어갔다. 서울대병원비대위는 중증응급환자 진료는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환자와 가족이 겪을 불편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중증응급질환 전국 지역 순환당직제 실시 등 비상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병원에 구상권 검토를 요청했다.
17일 서울대병원과 정부에 따르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20개 임상과를 대상으로 휴진 참여 여부를 조사한 결과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529명(54.7%)이 전면 휴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수술장 가동률은 기존 62.7%에서 33.5%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의대 비대위는 “진료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의 정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휴진 기간에도 진료가 꼭 필요한 중증·희귀질환자 진료를 하기 때문에 실제 진료 감소는 4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상황을 전한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일부 의사들 휴진이 있지만 병원진료는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 집단 휴진에 이어 18일 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전국 휴진도 예정돼 있다. 임상의사의 휴진은 그만큼 응급-중증환자 발생 시 대응력을 떨어뜨리기에 환자 안전을 해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골든타임(최적기) 내 치료해야 하는 환자 진료를 위해 ‘중증 응급질환별 전국 단위 순환 당직제’를 실시한다. 급성대동맥증후군과 소아 급성복부질환, 산과 응급질환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등 4개 광역별로 매일 최소 1개 이상의 당직 기관을 편성하고 야간과 휴일 응급상황에 24시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병원장에게 일부 교수들의 집단 진료 거부에 대한 불허를 요청했다. 진료 거부 장기화로 병원에 손실이 발생하면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도록 요청했다. 또 정부는 “병원에서 집단 진료거부 상황을 방치하면 건강보험 선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질병으로 이미 아프고 두렵고 힘든 환자에게 집단 휴진으로 또다시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의사협회와 ‘서울의대 비대위’의 집단 휴진 및 무기한 전체 휴진 강행 방침을 규탄하고 당장 휴진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