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법정시한 초과 열흘째…민주당 “이번 주 마무리”
민주 “용산법만 따라 … 짝퉁상임위 국회 무시 유감”
국민의힘 “공개토론서 파행 원인 가려 투명하게 협상”
국회의장 “여야 지켜보는 중” … 20일 본회의 가능성
22대 국회가 개원 3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원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두고 여야가 상대에 대한 비난공세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하며 이번주를 마지막 시한으로 제시했고, 국민의힘은 국회 파행의 인을 가리자며 공개토론을 주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의 협의진행을 지켜본다는 입장인데 오는 20일쯤 본회의를 열고 남은 7개 상임위원회 구성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많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7일 국회 원 구성 지연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며 입장전환을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에서 “국민은 일하는 국회를 원한다. (국민의힘은) 민심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기 전에 국회로 돌아와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부부처에 국회 업무보고를 거부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는 보도와 국민의힘 자체 특위에 7개부처 차관이 배석했다”면서 “헌법도 국회법도 무시하면서 오로지 용산법만 따르겠다는 미몽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이 정식 상임위를 거부하면서 특위라는 짝퉁 상임위를 만들어 국회를 무시하는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민생현안을 외면하고 짝퉁 상임위를 붙잡고 있는 모습을 국민께서 용납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11개 상임위원회도 새로 구성하자고 떼를 쓰는데 남들도 일하지 못하게 방해하겠다는 심보 아니냐”면서 “여당답게 얼른 국회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윤종군 대변인은 “당장 민생현안 해결을 위해 국회법에 따라 7개 상임위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윤석열 부부를 위해 일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 등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원 구성 자체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17일 비대위 회의에서 “의장과 법사위원장의 다수당과 소수당 안배는 오랜 전통이고, 관습법에 이르는 귀한 전통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이 문제에 대해 정상화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보다 강력한 여러 가지 조치를 구상하고 있고, 국민 목소리를 담아서 함께 문제 해결했으면 한다”면서 “우리 국회 관습이 무너지면 어떻게 되는지 소상히 밝힐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을 주제로 대국민 1대1 토론을 제안했었다”면서 “3일이 지났지만 묵묵부답이다. 민주당이 떳떳하다면 토론을 회피할 이유 없는 만큼 오늘이라도 당장 공개토론 제의에 응해달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의장은 의사일정 작성권마저 패싱하고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려는 민주당의 무례한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면서 “의장은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말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초당적으로 임하는 것이 국회법의 정신이고 법대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의장이 여야 갈등을 중재하고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치를 복원시켜 제대로 된 국회의장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원 구성 갈등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단 본회의 개의권을 진 우원식 의장은 여야의 협상을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무작정 시간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6일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후 원 구성 논란과 관련해 “여야 간의 협의를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18일 본회를 열어 공석인 7명의 상임위원장을 선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 의장은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는 방침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제2당의 몫으로 배정한 7곳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해당 정당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행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 의장이 ‘국회법’ 원칙을 강조해 온 상황에서 계속 시간을 끌기는 어렵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20일쯤 본회의를 열어 원 구성을 마무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총선 민의를 수용해 ‘성과’를 위해 독주 우려도 감내하겠다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추가 협상안을 내놓거나 중재안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될 공산이 크다.
이명환 박준규 김형선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