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3000명 ‘국회 미래 활동 평가’ 보니

‘잘 한다’ 3%뿐, “정당 이익 치중”…‘입법’보다 ‘국민 소통’ 주문

2024-06-18 13:00:01 게재

국회미래연구원 “공론화위·국민청원·국회개방” 제안

‘30년후 미래 긍정 평가’ 11개 분야 모두 ‘암울’

외교안보 긍정전망 추락 … 환경분야는 ‘바닥권’

21대 국회가 중장기 미래 활동에 대한 평가에서 유권자 중 3%만 ‘잘한다’고 답하는 등 100점 만점에 36점을 얻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은 부정적 평가를 내린 이유로 정당들이 국가 미래보다는 정당 이익에 치중한 때문이라고 봤다. 따라서 22대 국회에는 정당들이 단기 입법에 치중하기 보다는 국민 소통에 주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상임위원장 선출 투표하는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18일 국회미래연구원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7~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3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결과를 이같이 제시했다.

‘제 21대 국회가 우리나라의 중장기 미래를 위하여 실시한 활동들’에 0점부터 10점까지로 평가해 줄 것으로 제안한 결과 8~10점인 ‘잘함’ 평가는 3.3%에 그쳤다. 0~2점인 ‘잘못함’은 34.7%에 달했다. 5점인 ‘그저 그렇다’가 33%로 가장 많이 나왔다. 0~4점으로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가 절반이 넘는 52.0%였다. 10점 만점 기준으로 전체 평균은 3.56점이었고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35.6점이었다.

0~7점으로 답한 2900명에게 부정평가 이유를 물어보니 절반 가까운 47.2%가 ‘정당들이 당의 이익에 너무 치중’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들의 역량 또는 자질 부족’(32.3%), ‘단기 입법성과 중심의 계량적 지표에 따른 평가와 공천’(7.3%)도 적지 않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제 22대 국회가 우리나라의 중장기 미래를 위하여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4.3%가 ‘국민과의 소통’을 꼽았다. ‘정책 발굴 및 개발’과 ‘입법’엔 각각 28.2%, 17.3%의 유권자가 손을 들어줬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성과’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민심은 정책이나 입법보다는 ‘소통’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주목된다.

국회 미래연구원은 “국회의 ‘국민과의 소통’ 활동으로는 대표적으로 공론화위원회 운영,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하여 관련 논의와 함께 대안을 마련하는 활동, 국민동의청원 국민제안 등 국회가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활동, 국회방송 기자회견 등 국회 내외 이슈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공유하는 활동, 그리고 국회내 회의 방청 등 국회 개방 활동 등이 있다”고 했다.

국회 미래연구원은 또 ‘30년 후 미래에 대한 11개 분야의 긍정적 전망치’가 5년 전인 2019년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는 점도 공개했다. 가장 많이 나빠진 분야는 외교 안보 등 국내외 정치였다.

‘북한’에 대한 긍정 전망치가 75.1%에서 29.5%로 추락했다. 국제정치는 44.8%에서 27.2%로 내려앉았다. ‘정치, 행정’도 42.0%에서 27.2%로 낮아졌다. 미래연구원은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이 2019년 조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 상황이 미래 전망에 좋지 않게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국제정치’와 ‘정치・행정’ 분야에서 타 분야에 비하여 긍정적 전망이 더 크게 감소해 정치・외교 관련 분야의 30년 후 미래에 대한 전망이 경제 또는 사회 관련 분야보다 더 부정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매우 낮은 수준이었던 ‘식량 수자원’과 ‘기후’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더욱 낮아졌다. 5년 만에 각각 27.6%, 13.0%에서 21.8%, 8.6%까지 내려왔다. ‘인구, 사회’에 대한 긍정 시각 역시 29.4%에서 18.2%로 하락했다. ‘사람’에 대한 긍정 전망도 30.9%에서 27.5%로 낮아졌다. ‘에너지, 자원’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비율은 37.7%에서 27.6%로 줄어들었다. 미래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45.0%에서 37.1%로 낮아졌다.

미래연구원은 “식량, 수자원, 기후 등 환경에 대한 미래 전망치는 5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저출생・고령화 현상의 심화로 인하여 ‘인구, 사회’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18.2%까지 낮아졌다”며 “긍정적 전망이 부정적 전망보다 우세(긍정적 전망치가 50% 이상)한 분야는 11개 분야 중 ‘과학기술’(82.1%)과 ‘거주환경’(52.5%) 뿐”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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