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신학림 20일 구속 심사
허위 인터뷰로 윤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검찰, 수사 착수 9개월여만 첫 구속영장
발부 여부 따라 다른 언론인 수사 영향
지난 대선국면에서 허위 인터뷰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구속여부가 이르면 20일 결정된다. 윤 대통령 명예훼손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신병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검찰이 벌이고 있는 다른 언론인에 대한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배임수·증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씨와 신 전 위원장에 대해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심리는 김석범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준동 부장검사)은 전날 김씨와 신 전 위원장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배임수·증재, 청탁금지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및 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대선을 앞둔 2021년 9월 15일 허위 인터뷰를 하고 투표일 직전인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가 이를 보도하도록 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인터뷰에서 김씨는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에게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검찰은 이같은 내용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김씨가 인터뷰 닷새 뒤인 2021년 9월 20일 신 전 위원장에게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 3권 값 명목으로 위장해 인터뷰 대가로 1억65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봤다.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의혹의 책임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에게 쏠리자 이를 윤 대통령에게 돌리려 이들이 허위 인터뷰를 기획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보도 과정에 뉴스파타 김용진 대표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지난 5일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에게 허위 인터뷰 의혹과는 별도로 공갈 혐의도 적용했다. 신 전 위원장이 2022년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혼맥지도를 건넸는데 이 책이 제3자에게 흘러가자 계약을 어겼다며 정 전 원장을 압박해 5000만원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검찰은 범행이 중대하고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들의 지속적인 증거인멸 행위가 확인돼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신씨와 뉴스파타측은 “비판 언론의 입을 틀어막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며 “권력비판 보도, 대선후보 검증보도를 한 것으로 검사들을 동원해 1년 가까이 수사하고 있다”며 “명백한 보복수사”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명예훼손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지난해 9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이후 9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다른 언론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뉴스타파 외에도 유사한 내용을 보도한 JTBC, 경향신문, 뉴스버스, 리포액트 기자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