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각장 입지 선정 ‘초읽기’
오는 7월 최종 입지 선정
주민 반발도 갈수록 커져
광주광역시가 기피시설로 꼽히는 자원회수시설(소각장) 후보지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해당 지역 주민 반발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자원회수시설은 오는 2030년 완공될 예정이며, 하루에 생활폐기물 521톤을 반입해 소각한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 용역기관이 예비후보지로 선정된 서구 매월동, 북구 장등동, 광산구 삼거동 등을 두고 적정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는 사회적 영향과 경제성, 입지 요건 등 5개 분야 20여 개 세부 항목으로 나눠 진행한다. 전문가와 시민 등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는 다음달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렇게 선정된 후보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최종 후보지로 고시될 예정이다.
입지 공모에는 당초 모두 7곳이 지원했다. 이 중 1곳이 철회하고, 3곳은 주민동의서 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공모에 참여하려면 신청부지 300m 안에 사는 세대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자원회수시설 입지로 선정되면 법적 지원과 함께 광주시 특별지원 등 모두 1000억원 이상의 혜택을 받는다. 우선 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라 공사비 20%에 해당하는 편의시설이 설치되고, 폐기물 반입 수수료 20% 범위에서 주민지원기금(10억원 이상)이 해마다 조성된다. 여기에 광주시가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5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후보지 선정이 임박해지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서구 매월동 자원회수시설 반대 대책위는 17일 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매월동을 자원회수시설 후보지에서 제외해 달라”고 촉구했다. 광산구 삼거동 주민들은 “현재 삼거동 일대는 빛그린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소각장 유치 신청도 외부인이 주민동의 없이 진행한 만큼 후보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북구 장등동 주민들도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철회 집회를 가졌다.
난감해진 광주시는 공모를 통한 입지선정이 여의치 않으면 직접 후보지를 선정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지만 주민 반발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 등을 모두 광주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보지 선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