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중학교 3학년에 한 영어공부가 고교시절을 좌우한다

2024-06-18 13:58:31 게재

진주현 원장(EMC영어학원)

..

‘작열하는 태양아래’ 라는 말을 30여년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처음 읽었습니다. ‘작열하는’ 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이 너무나도 강렬하여 해마다 뜨거운 여름이 되면 입에서 저절로 그 말이 튀어 나옵니다.

뜨거운 한낮의 열기를 느끼는 요즘, 지난 계절동안 입에 올리지 않던 그 말을 다시 되뇌이기 시작 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두번 오지 않을 이 소중한 시기를 잘 가꾸고 준비하여 미래를 위한 성장의 디딤돌로 삼기 바랍니다.

중학생 여러분의 눈에는 절대 보이지 않지만 인생을 살아온 어른들은 누구나 공감하고 인정할 겁니다. 그리고 인생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이 시절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여 멋진 인생을 준비할 것이다라고 말할 겁니다. 나도 그렇고 여러분의 부모님들도 그럴겁니다.

여러분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인정하기도 싫은데 왜 어른들은 이 시기의 공부를 가장 중요하다고 할까요?

지금 중학생은 교과서 두 과에 프린트물 정도가 시험범위입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시험범위가 이 양의 열 배 이상은 일단 기본입니다. 한양대부속고등학교는 부교재의 지문만 30개에 모의고사 지문이 70개가 들어갑니다. 보인고등학교는 부교재 지문이 40개에 모의고사 지문이 50개 그리고 고3의 단어장이 추가로 들어 옵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그냥 열심히만 한다고 될까요?

그런 엄청난 분량을 공부하기 위하여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누구는 1등급인데 누구는 4등급입니다. 열심히 하고도 좌절을 맛보게 되면 일어서기가 싫어집니다. 그냥 쓰러져 있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꿈꾸는 대학과는 점점 멀어지게 되겠죠.

지금의 순간이 소중하고 절실하고 어쩌면 한순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위기의 순간일 수 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의 영어를 미리부터 체계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공부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1등급의 그 친구들이 한 것을 여러분에게 알려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알려준 것을 꼭 실천으로 옮겨서 여러분이 바로 1등급을 받는, 그런 사람이길 희망해 봅니다.

지금부터 영어(영어실력)를 국가에 비유하겠습니다.

단어, 단어는 흔히 밥을 짓는데 있어서 쌀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쌀이 있어야 모두가 배불리 먹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고 어려운 남을 도울 수도 있게 됩니다. 오늘날의 개념으로 돈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그가 얼마나 행복한가는 측정하기 어려워도 그가 얼마나 많은 돈(쌀)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것은 가능하듯이. 그리고 한 국가의 부는 국민들의 행복에 있어서 분명히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단어는 단어장의 암기와 예문의 활용이 중요합니다. 자사고를 포함한 대부분의 고등학교들이 예문 활용의 비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더 어렵고 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어근을 활용하는 훈련은 반복하여 익혀주면 고급 영단어의 접근을 쉽게 해줄 겁니다.

아 그리고 제발, 단어를 암기할 때 써보지 않고 눈으로만 외우려고 하는 것은 전혀 여러분의 것이 되지 않습니다. 자고나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지 모릅니다. 심지어 스마트 폰으로 외우거나 단어장에 딸린 부록용 작은 소책자로 외우는 학생들이 있는데 정말 별로인 방법입니다. 스마트폰과 소책자 암기는 충분히 암기하고 예문을 느낀 학생들이 마지막 확인용으로 쓰는 방법입니다.

문법, 문법은 질서이고 법입니다. 여러분이 쌓아올린 그 엄청난 쌀(돈=단어)이, 또는 국가가 쌓아올린 엄청난 부가 법의 테두리 위에서 질서정연하게 제대로 쓰여야 민주적이고 올바른 국가가 되는 것이겠지요. 독재자에 의하여 무질서하게 쓰인다면 국민들이 살고 싶은 나라가 아닐 것입니다.

문법은 수능문제에 출제된 어법들을 중심으로 익혀 나가면 됩니다. 옛날처럼 방대함을 추구하지 않고 심플하고 세련되게 압축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교 내신문제는 그러한 틀 위에서 출제 되고 있습니다. 아주 섬세해서 어려울 때가 있지만요.

독해, 돈도 있고 질서정연하게 쓰일 수 있는 법과 질서도 있습니다. 다른 국가가 보면 풍요로와 보이고 안정적으로 보이겠죠. 하지만 국민의 행복이 높다고는 하지 못합니다. 왠지 삭막하거든요. 하나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바로 문화입니다. 경제적 풍요로움은 문화적 풍요로움을 갈망하게 됩니다. 음악과 미술과 문학이 인간의 삶에 필요하듯이.

독해는 바로 국가의 문화입니다. 중학교 독해는 단어의 연결만 있으면 대충 뜻이 다 통합니다. 짧고 간결하니까요. 고등학교 지문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단어를 다 알고도 손도 못대는, 무슨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지문이 허다합니다. 원칙은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누군가와 정확한 독해를 한 번이라도 더 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 끊어 읽고 습관이 되면 독해는 속도가 붙습니다.

단어를 입으로 외우고 손으로 써보고 그리고 확인하는 시험을 봅니다. 암기를 바탕으로 한 문법의 틀을 이리저리 적용시키며 문제를 풀어 봅니다. 어려운 문장들을 정확하게 읽어보고 의미를 파악합니다. 긴 문단 속에서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찾아보기도 하고 함축적 의미도 생각해 봅니다. 작열하는 태양아래에서 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저녁노을을 바라보는 농부가 되어보는 거지요. 가을이면 풍성한 수확을 거둘 기대를 하면서 말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입니다. 여러분에게 있어서.

송파내일 기자 twozero90@naeillmc.com
송파내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