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하반기 물가상승률 2.5% 밑돌 것”
예상경로 2.4% 부합 전망
이창용 “높은 체감물가는
통화정책으로 해결 불가”
한국은행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전망한 하반기 물가오름세 둔화에 대한 예상경로에도 부합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과 관련한 기자설명회를 갖고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는 완만한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해 12월 3.2%였던 상승률은 5월 2.7%로 낮아졌고, 근원물가도 같은 기간 2.8%에서 2.2%까지 낮아져 기조적 물가 지표도 하향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감안하면 5월에 전망한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수준에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회의후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 수준까지 둔화하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6~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를 밑도는 수준으로 둔화하면 한은 내에서 본격적으로 통화정책 전환을 둘러싼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특히 한은은 이날 향후 물가여건 전망과 관련 “내수 측면에서 물가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제유가 등 공급측면과 수요측면 모두에서 물가의 상방압력이 크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다만 한은은 향후 물가경로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고, 정부의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물가오름세 둔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높은 체감물가를 주도하는 식료품 등 소비재 가격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주목을 끌었다. 이 총재는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활비 수준은 통화정책만 가지고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며 “구조개선이 필요한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근원물가(2.2%)만 보면 물가안정목표(2.0%)에 수렴되고 있지만, 식료품과 에너지 등의 가격이 통화정책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생활비 등 체감물가는 통화정책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향후 기준금리 인하 논리의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수순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