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불편함’ 발명으로 해결

2024-06-19 13:00:02 게재

20~22일 ‘여성발명왕 엑스포’ 열려 … 20개국서 400여점 출품

2016년 ‘조이’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미국 여성발명가 ‘조이 망가노’의 이야기다.

주인공 조이 역할은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맡았다. 워킹맘이자 싱글맘인 조이는 집안일은 물론 가장 역할까지 해야 했다. 평소 청소를 하던 조이는 걸레를 손으로 짜지 않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렇게 ‘미라클 몹’이 탄생했다. 이 제품은 밀대 걸레의 형태로 윗부분을 돌려 물기를 짜는 원리를 적용했다.

조이는 이후 생활 아이디어로 발명을 이어갔다. 7억개 이상 팔린 ‘허거블 행거’ 옷걸이도 그의 발명품이다. 조이는 쇼호스트로도 성공했다. 현재는 홈쇼핑채널 대표가 됐다. 그는 미국에서 ‘발명품의 여왕’ ‘홈쇼핑의 전설’로 불린다.

식기세척기를 발명한 조세핀 커크런, 일회용 기저귀를 발명한 마리온 도노번도 모두 가정주부였다. 일상의 불편함을 해결한 아이디어로 큰 성공을 거둔 여성들이다.

고급형 보행보조차. 사진 올비트앤 제공

◆생활밀착형 발명 많아 = 발명은 아직까지 없던 물건이나 기술을 새로 생각해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는 발명을 거대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숙련된 기술자나 첨단지식을 갖춰야 발명할 수 있다는 선입견이다.

일상을 편리하게 하려는 고민은 발명으로 이어졌다. 이런 일상의 의식주와 관련된 발명을 생활발명이라 부른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여성발명가도 늘고 있다. 여성의 발명 중에는 생활밀착형 발명들이 많다.

20일부터 22일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여성발명왕 엑스포’는 여성발명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올해 엑스포에는 세계 20개 국가에서 총 400여점의 발명품이 출품됐다.

실버헬스케어 전문기업 올비트앤(대표 차경애)이 개발한 ‘고급형 보행보조차’는 주목받는 발명품이다. 고령자의 외부활동을 돕는 고급형 보행보조차로 올비트앤이 독자개발한 무동력 제동기술을 적용했다. 차체가 경사구간에서 자동으로 제동돼 사용자의 낙상위험을 방지하고자 나온 발명품이다.

경사를 감응하는 기술을 구현해 오로지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서만 작동한다. 부품모듈을 바퀴에 내장해 독립적으로 감속제어 기능을 갖는 게 장점이다.

산업용보호테이프. 사진 다성피앤에프 제공

공업용랩 전문기업 다성피앤에프(대표 신민경)는 ‘산업용 보호테이프’를 전시한다. 이 발명품은 다양한 소재 표면에 부착하는 테이프다. 외부오염과 손상을 방지하려 산업현장이나 물류유통 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산업용 테이프는 부착력이 좋으면서도 잘 떼어져야 한다. 특히 떼어냈을 때 이물질이 남지 않아야 한다.

다성피앤에프는 PE필름 점착제를 도포면에 특수 내면처리해 내구성을 높였다. 동시에 테이프를 떼어내도 점착제의 잔유물이 남지 않도록 구현했다.

창문 부착형 환기청정기. 사진 엔이엘 제공

엔이알(대표 김수경)의 창문형 공기청정기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발명품은 공기청정과 환기가 동시에 가능한 창문 부착형 환기청정기다. 심한 미세먼지로 창문을 열지 못하자 창문형청정기를 구입하려다 찾을 수 없어 개발했다.

기존 공기청정기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반복으로 먼지를 걸러낸다. 환기하지 못해 실내에는 나쁜공기가 그대로 존재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엔이알 청정기는 창호일체형으로 장착돼 밖의 공기를 거른 후 내부로 공급하고, 실내 나쁜 공기는 밖으로 바로 배출한다.

페루의 셜리 수제이 에반젤리스타 바르가스는 낙타과류 동물의 히팅 기능성 의류를 선보인다. 이 발명품은 알파카나 라마 등 낙타과류 동물이 입는 조끼다. 광전지 패널과 온도센서,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부착돼 적정 체온을 유지해 준다.

페루에서는 안데스산맥 지형 특성상 기온이 급강하는 시기에 발생하는 알파카 폐사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됐다.

◆올해 최고 발명품은 = 한편 여성발명왕 엑스포는 ‘여성발명품박람회’와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로 구성된다.

여성발명품박람회는 국내에서 출원한 여성발명품들을 전시한다. 올해에는 80여개의 국내 여성발명기업이 참가했다. 전시장은 △생활 △뷰티·패션 △식품 △디지털·가전 등 주제별로 발명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는 출품된 전 세계 여성발명품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통해 우수성을 겨루는 대회다. 올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개국에서 400여점의 여성발명품을 출품했다.

특히 올해는 5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지식재산 선진 5개국(IP5) 청장회의와 연계해 열린다. 20일 개막식에 IP5 대표단이 엑스포 현장에서 여성발명정책과 여성발명인을 소개하는 토크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성발명왕 엑스포는 누구나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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