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거부권·예산편성권’ 견제
청문회·국정조사로 국민 직접 소통
부자감세 손 보고 ‘예산삭감권’ 활용
170석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헌법적 핵심권한인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예산편성권을 강하게 견제하는 방안을 추진해 주목된다. 이는 대통령제의 특성상 권한이 대통령에게 쏠려 있는 상황에서 국정기조를 바꾸고 입법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18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고 가장 큰 게 입법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거부권과 국정운영의 동력인 예산편성권”이라며 “거대 야당이지만 헌법에서 보장한 대통령의 권한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주어진 입법권을 통해 대통령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먼저 민주당이 주목한 대목은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머뭇거리게 만들 수 있는 ‘여론 조성’이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을 숙려기간 없이 법안소위로 넘겼고 빠르면 이번주 중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입법독주에 국민의힘은 ‘거부권 요청’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입법청문회와 국정조사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민주당은 전두환정권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낸 ‘5공 청문회’ 같이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방송 4법 등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법안만 22개다. 각 상임위는 입법청문회를 예고해놨다.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에도 양평고속도로 의혹, 방송장악, 유전개발 등 이른바 ‘해양방유’ 4대 국정조사가 추진되고 있다. 첫 출발점은 21일로 예정된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다. ‘순직해병사건 국정조사요구서’는 이미 전날 제출해놨다.
김승원 민주당 법사위 간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청문회에 이종섭 전 국방장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외에도 변호사들이 출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해병대 자체 내에 왜 거기 물에 들어갔는지, 국방부에서 왜 수사 기록을 다시 회수해서 혐의자를 빼려고 했는지, 대통령께서 격노했기 때문에 그런 지시를 하게 됐는지 등 세 가지를 국민들께서 직접 (청문회를) 보시면서 들으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박정훈 대령과 7포대장을 변호하는 김정민 김규현 김경호 변호사로부터 법원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최근 정보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게 되는 아주 좋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까지 같이 곁들여서 (청문회에서) 증언 안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정조사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더 확실하게 밝혀 보겠다라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