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호중 ‘뺑소니’ 기소…음주운전 제외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지 못해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는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사고를 은폐하는데 관여한 소속사 대표 이 모씨와 소속사 본부장 전 모씨도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함께 구속기소됐다. 김씨의 매니저 장 모씨는 음주운전과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9일 오후 술을 마셔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차를 몰다 택시와 충돌해 택시기사에게 상해를 입히고 차량을 손상시켰음에도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씨, 전씨와 함께 매니저 장씨가 김씨를 대신해 경찰에 자수하도록 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씨가 김씨의 도피장면과 대화내용이 저장된 차량 블랙박스 저장장치 제거를 지시하고 장씨가 실제 저장장치를 인멸한 범행을 추가로 밝혀내 기소 혐의에 포함시켰다.
다만 경찰이 김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적용했던 도로교통법상 음주혐의는 기소목록에서 빠졌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31%로 특정해 송치했으나 검찰은 김씨가 시간적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역추산만으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씨를 정점으로 한 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사법방해가 있었고 김씨의 음주운전 입증에 필요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수사과정에서 참고인의 허위진술,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 등 사법방해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