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도 칭찬한 대구시 폐지수집 어르신 대책
1189명 전수조사 돌봄지원
민주당·정의당 이례적 호평
대구시가 추진 중인 ‘폐지수집 어르신들에 대한 전수조사와 맞춤형 지원정책’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구시 주요 정책에 대립각을 세워온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까지 나서 정책을 칭찬하는 논평을 내 눈길을 끈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지역의 고물상을 직접 방문하는 등 발품을 팔아 폐지수집 어르신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조사 결과 대구시에서 폐지수집을 하는 어르신은 1189명으로, 284개 고물상과 거래하고 있었다. 또 이 가운데 여성이 708명으로 60%를 차지했다. 국민기초생활 수급 어르신 379명(32%), 기초연금 수급 어르신 1077명(91%), 장기요양등급자 64명(5.4%) 등이 확인됐다. 또 이들 중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인 어르신은 261명(22%)이었으며, 신규 참여를 희망하는 어르신은 219명(18%)이다.
대구시는 이 같은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패지수집 어르신들을 공공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토록 했다. 어르신들의 건강상태와 상황을 고려해 낮은 강도의 일자리를 연계했다.
시는 또 개인적인 사유로 폐지수집을 계속하길 원하는 어르신 200여명을 대상으로 6개 구·군 시니어클럽에서 ‘폐지수집 일자리 사업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폐지수집 일자리 사업단은 어르신이 수집한 폐지 등 판매 수익과 추가 지원금을 합해 급여를 지원하는 공공일자리 사업이다. 즉 어르신들이 폐지수집 후 구·군 시니어클럽과 협약을 맺은 공동판매처(고물상 등)로 가져가면 평균수입의 2배 가량인 월 30만 원 정도를 급여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생계나 주거 어려움에 처한 어르신들은 긴급복지 또는 달구벌복지기동대와 연계한 지원을 통해 위기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기로 했다. 또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에게는 안부 확인 및 일상생활 지원 등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울·만성질환 등을 앓고 있는 어르신은 방문 건강관리사업과 연계해 방문간호사가 2개월마다 1회씩 주기적으로 건강관리와 상담을 실시하는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특히 폭염이나 혹한기에 대비한 용품과 폐지수집 중 발생하기 쉬운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용품을 지원하고 안전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와 관련 지난 17일 논평을 내고 “폐지수집 어르신 전수조사와 맞춤형 지원대책을 마련한 것은 아마 전국 광역지자체에서 대구가 첫번째일 것”이라며 “사회 곳곳을 세심하게 살펴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책이자 정치이며 민생과 복지, 돌봄”이라고 호평했다. 또 “대구 노인 1189명의 삶이 나아지도록 지원대책을 마련한 홍준표 시장과 정의관 시 보건복지국장의 결정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늦은 감이 있지만 폭염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지원대책을 내놓은 것을 환영한다”며 “최소한 폭염경보 기간 또는 폭염 시간대라도 폐지 수집 행위를 중단하도록 하고 그에 상응하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예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