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새 위원장에 김형선씨
현 IBK기업은행 노조지부장
재선거 과정 조직내분 논란 장기화하면 노사관계도 영향
전국금융노조 신임 위원장에 김형선 현 IBK기업은행 지부장(사진)이 당선됐다. 금융노조 중앙선관위는 19일 마감한 임원 재선거 결과, 김 후보와 함께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김진홍 수석부위원장, 최호걸 사무총장 후보조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치러진 이번 선거는 조합원 8만7305명 가운데 4만8556명이 참여해 투표율 55.62%를 기록했다. 투표결과 단독출마한 김 후보조는 유효투표의 83.66%(4만624명)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선거는 박홍배 전 위원장의 국회의원 당선으로 치러진 보궐선거 성격이어서 김 당선자의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한편 김 당선자 당선 과정에서 조직적 내분이 확산하면서 향후 후폭풍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지난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 당선자는 상대후보였던 윤석구 하나은행노조 지부장에게 근소한 표차로 패배했다. 하지만 노조 선관위는 윤 후보측이 선거과정에서 부정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당선무효를 결정하고 재선거를 치렀다.
이에 대해 윤 지부장측은 당선무효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및 재선거 실시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따라서 이번 재선거는 합법성을 가졌다는 게 금융노조 선관위의 입장이다. 다만 윤 지부장측이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항소하면서 법적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관측이다.
특히 법원의 결정과 재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조직 내분이 당장 봉합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4월 보궐선거와 재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후보별로 지지그룹이 갈려 서로에 대한 감정적 불신이 팽배해 빠른 시일내 조직적 결속을 모색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재선거 과정에서 윤 지부장을 지지하는 일부 은행 노조는 조직적으로 투표에 불참할 것을 권유하는 활동을 벌이는 등 상호 적대적 행위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조 내분이 장기화하면 금융권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별노조인 금융노조는 해마다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사측과 산별교섭을 벌여왔는데, 노조의 내분이 길어지면 역량을 하나로 집중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와 개별 은행 사측도 선거결과와 이후 노조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사측 관계자는 “금융노조가 내부 단합을 기초로 대사용자 교섭권을 행사해왔는데 내분이 길어지면 사측도 입장이 곤란하다”며 “빠른 수습을 통해 건전한 노사관계가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