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커머스, 6.18 매출 올리기 ‘혈안’
최저가격 보장, 무조건 반품 등 파격 마케팅 … 투자자들은 ‘소비 회복’ 나타날지에 관심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코로나19 이전의 호황기로 돌아가기를 꿈꾸며 6.18 쇼핑 페스티벌에 온힘을 쏟고 있다. 알리바바는 룰루레몬 의류를 50% 할인하고 있고 바이트댄스와 핀둬둬 등 경쟁사들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할인율을 내세우고 있다. 가격인하뿐만 아니라 라이브 방송에 유명인사를 섭외해 제품을 홍보하고, 조건 없는 환불을 약속하고 있다.
이에 더해 더 빠른 배송 시간, 자동 쿠폰 수집, 배송비 보험 및 최저 가격 보장과 같은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징둥닷컴과 알리바바는 처음으로 ‘구매 후 가격 일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는 구매 후 제품 가격이 내려가면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20일 블룸버그는 “중국 이커머스 선두주자인 알리바바부터 빌리빌리, 바이트댄스의 더우인 등 신생 업체까지 공격적인 할인과 전례 없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는 매출 확대에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는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니 차이나의 셰리 허 상무는 “올해의 6.18은 역대 가장 치열한 쇼핑 축제”라면서 “이커머스 플랫폼은 소비 침체 속에서 엄청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후 중국 이커머스 생태계에 속한 모든 사람들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6.18은 중국 소비자가 다시 돈을 쓸 준비가 됐는지 아니면 부동산 위기와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불확실한 직업 전망이 여전히 지출을 억제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첫번째 대규모 테스트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의 실적은 2020년 최고치의 약 1/4 수준에 머물러 있는 주가를 되살리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의 베이-센 링 상무은 “시장은 중국의 소비 회복을 증명하거나 반증할 수 있는 데이터에 목말라 있다”면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투자자들이 변곡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6.18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최종 실적을 언제 발표할지, 또 얼마나 종합적으로 발표할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초기 추정치와 시장 관찰업체의 추정치는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징둥닷컴은 기록적인 총매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자사 플랫폼에서 버버리와 랄프 로렌을 포함한 3만6000개 이상의 브랜드의 총매출액이 작년 행사보다 2배 늘었다고 밝혔지만 전체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 추적업체 신턴에 따르면 이커머스 플랫폼의 총매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7428억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페스티벌 첫 2주 동안 숏비디오 플랫폼이 성장을 주도했다는 애널리시스 데이터와는 대조적인 결과다. 애널리시스 조사에 따르면 더우인은 30%, 콰이쇼우는 1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알리바바의 15%, JD닷컴의 9.5%보다 앞섰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데는 무조건 반품이 증가한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명품 브랜드는 지난해 11월 광군제 기간 동안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75%의 반품 또는 취소율을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는 판매되지 않은 재고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가격을 50%까지 인하했다.
코로나 이전 6.18과 11.11 광군제는 양대 온라인 쇼핑 이벤트로 자리잡으며 중국인들의 엄청난 호응을 끌어냈다. 하지만 코로나19 충격은 이러한 열기를 크게 위축시켰고, 과도한 할인은 판매자들까지 소외시키고 있다. 커니 차이나의 허 상무는 “지난 몇년 동안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여러 판매자들이 6.18 프로모션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전했다.
최근 몇년 동안 성장이 둔화되면서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은 페스티벌 총매출액 대신 선택적으로 수치를 발표하고 있다. 징둥닷컴이 마지막으로 보고한 2022년 페스티벌 전체 매출은 3790억위안으로 이는 해당 연도 총매출액의 10%가 넘는 수준이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