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비난
군부실세 박정천 담화로
“러 어떤 행동도 정당방위”
북한이 군부 최고위 인사를 내세워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난했다. 지난주 북러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와 사실상 동맹관계를 복원한 북한이 자위권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명분을 쌓는 것으로 보인다.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망솔한 객기는 천벌을 자초하기 마련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미국이 “거치장스러운 가면을 벗어던지고 극악한 반러시아 대결광의 진모를 깡그리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박 부위원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과 관련해 미국이 자국 원조 무기의 사용 제한을 추가로 완화한 것을 문제 삼았다.
애초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자국산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금지했지만, 전선 상황이 악화하자 이를 완화했다고 미 언론들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박 부위원장은 “젤렌스키 괴뢰도당을 러시아 영토 종심 깊이에 대한 무모한 공격에로 내몰아 날로 열악해지고 있는 전황을 수습해보려는 부질없는 궁여지책”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미국의 위정자들이 지금처럼 앞뒤도 가림없이 저들의 전쟁기계인 우크라이나를 반러시아 대리전쟁터를 향해 계속 돌진케 한다면 러시아의 보다 강력한 대응을 불러오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이는 러시아와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는 ‘최악의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어떤 대응을 취한다고 해도 “그것은 정의의 행동이며 철저한 정당방위”라며 “우리는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전략적 안정, 영토 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투쟁을 벌리고 있는 러시아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천의 담화는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한 군부 최고위 인사가 기명 담화로 러시아를 강하게 옹호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러는 푸틴-김정은 정상회담을 통해 일방이 침공받을 경우 지체 없이 군사원조를 제공하기로 명시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어 사실상 냉전 시기의 군사동맹을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정천은 양국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한 인사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