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 최저 2%대 진입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
“변동금리 추가 하락 대비
고정금리 비중 미리 확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2%대까지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가 2%대로 하락한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주담대 혼합형(5년 고정금리+변동금리)과 주기형 고정금리가 이날부터 최저 금리 2.99%를 적용한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도 5년 고정금리 최저 수준이 21일 기준 2.94%까지 하락했다.
이들 은행의 내부 주담대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2021년 8월(2.92%) 이후 2년 10개월, 신한은행은 2021년 3월(2.96%)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저금리가 2%대로 하락했다.
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 최저 수준이 크게 낮아진 데는 은행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은행권이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은행채 금리는 최근 연 3.454%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초 3.895% 수준에서 불과 1개월 반 만에 0.441%p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금리 등 시장금리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은행채 5년물을 따르는 주담대 혼합형 금리도 큰폭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조달금리인 은행채 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역마진’을 불러오면서까지 금리를 낮춘 데는 향후 변동금리 추가 인하에 따른 수요급증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주담대 변동금리가 추가로 하락하면 변동형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들이 당국이 권고하는 고정금리 비중을 맞추기 위해 미리 이를 확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4대 시중은행의 최근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최저 연 3.740%까지 하락했다. 이번달 초에 비해 최저금리는 0.11% 가량 떨어졌다. 변동금리 최고 수준(6.732%)도 같은 기간 0.10% 안팎 하락했다.
변동금리는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안에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앞서 국채 및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연쇄적으로 은행권 조달금리가 내려가면 이와 연동한 변동금리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한편 주담대 금리가 하락하면서 가계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달 20일 기준 국내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362억원으로 지난달 말(703조2308억원) 대비 4조4054억원 더 늘었다. 올해 4월 이후 석달째 증가세이다. 가계대출 증가액 가운데 주담대와 신용대출은 각각 3조6802억원, 7330억원 늘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