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집단 학살 피해자인 ‘여수·순천 10·19사건(여수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국가로부터 정신적 손해배상을 받는다. 광주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나경 부장판사)는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 1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는 여순사건 직후 군·경의 좌익 토벌 도중 숨진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인 원고 20명에게 상속분에 따른 위자료로 각기 948만1792원에서 2억1500만원씩 모두 24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원고의 부모 또는 형제였던 18명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에서 여순사건 관련 희생자로 인정받았다.

희생자들은 1948년 12월부터 1950년 12월 사이 좌익 세력 등을 돕거나 동조했다는 이유 등으로 적법 절차 없이 연행돼 사살됐다.

재판부는 “국가 소속 군인, 경찰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살함으로써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 생명권, 적법 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했다”면서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해 희생자와 유족들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