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1호 법안이다 | 제주도 특별법 개정안
위성곤 “시장·시의회를 내 손으로”
“18년 특별한 실험, 주민의견 잘 반영 안 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서귀포시, 사진)이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내놨다. 위 의원은 이 개정안을 “21대 국회에서 통과시킨 주민투표 근거를 마련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의 후속 입법”이라며 ‘제주 행정체제 개편법’이라고 불렀다.
개정안은 제주특별자치도에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행정시를 두도록 한 현행 규정을 삭제하는 게 골자다. 제주도의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가 부활하기 위해 필요한 입법이다.
위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를 출범하면서 법령상 행정규제를 완화하고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을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이양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 관할에 시·군을 두지 않고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행정시를 두도록 하여 단층제 행정체제를 도입했다”며 “그러나 기초자치단체인 시·군을 두지 않고 행정시를 두도록 하면서 행정시장의 주민에 대한 책임성 약화, 주민참여 약화, 지역간 불균형 심화, 행정의 민주성 약화, 행정서비스 질적 저하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현재의 단층제 행정체제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3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개정안의 핵심은 ‘시장을 내 손으로, 시의회를 내 손으로’ 구성하는 것”이라며 “제주특별자치도는 2006년에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시장과 시의회는 없어져 버렸고 시는 있는데 시장은 도지사가 임명하는 구조로 돼 있어서 20년 가까이 이어진 실험의 결과로 결국은 주민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 계층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했다. “대한민국 어느 지역이나 기초자치단체장은 그 지역 주민들의 손으로 뽑는데 제주도만 기형적으로 돼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대해 제주를 대상으로 특별한 실험을 해왔는데 그 실험의 결과에 대해서 국민적 공유가 필요하다”며 “18년 전 학자들과 정부의 고민은 제주 같은 지방자체를 80~90개 정도로 단일 계층을 만들겠다는 게 기본 아이디어였지만 추진 과정에서 이 정책은 모두 폐기하거나 포기됐고 결국 제주만 덩그렇게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이 직접 시장을 선출하고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시민 주권 시대를 기대한다”면서 “70만 제주도민이 수준 높은 정책‧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 개혁에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위 의원은 ‘주민투표의 상시화’도 추진할 생각이다. 그는 “지방분권에서 그동안 제주특별자치도의 소중한 경험과 성과들을 전국이 누릴 수 있게끔 하고 지방자치 시대에 맞춰 직접 민주주의를 좀 더 강화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싶다”며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1년에 1번 정도는 주민들이 정책투표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안이 있으면 시장이나 주민 청원으로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게 하겠다”며 “디지털이 많이 발달돼 있어 디지털 온라인 정책 투표를 일상적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과 같이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정책 투표와 같은 온라인 주민투표를 적은 예산 투입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위 의원은 제주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최종 입법 단계인 ‘제주특별자치도 내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특별법’을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해 발의할 예정이다. 그는 이 법안들을 직접 담당하는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22대 전반기 의정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1호 법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