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직원이 판정 ‘기관지정 취소 정당’

2024-06-24 13:00:02 게재

<특수건강진단>

법원 “재발 방지 공익 필요성 커…재량권 남용 아냐”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이 특수건강진단 판정을 한 의원에 대해 관계기관이 특수건강진단 지정을 취소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2부(고은설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을 상대로 낸 특수건강진단기관지정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소재 B의원은 2019년 5월 특수건강진단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2022년 10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은 건강진단 관련 서류의 거짓작성, 무자격자의 건강진단 판정, 지정사항을 위반한 업무수행 등을 이유로 2023년 6월 특수건강진단 기관 지정취소 처분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의사가 특수건강진단 문진, 검진, 판정을 하면 행정직원이 그 결과를 전산프로그램에 입력하는데 업무처리 편의상 검사결과지에 다른 명의로 서명이 날인됐을 뿐”이라며 불복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취소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수건강진단 결과의 판정업무를 행정담당 직원이 수행했으면서도 의사가 한 것처럼 서류를 거짓 작성한 사실이 증명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수건강진단제도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유해물질 취급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주의 비용부담으로 실시하는 제도로 의료기관의 허위 판정시 근로자가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할 공익상의 필요가 매우 크다”며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의원은 이 건강진단기관 지정취소처분으로 임직원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B의원을 특수건강진단 기관에서 취소한 것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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