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정수입 급감…국채 발행 더 늘리나
경기 둔화 및 부동산 시장 침체에 세수 감소 … 시장에선 ‘정부 추가 국채 발행’ 기대
중국의 재정 수입이 1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중국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이례적으로 중도에 예산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블룸버그는 올해 1~5월 일반 공공 예산과 정부 예산을 포함한 재정 총수입이 11조3600억위안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중국 재무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이 감소폭은 2023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1~5월 재정 총지출은 13조610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이로 인해 재정 적자는 2조2500억위안으로, 2023년 동기보다 늘었지만 2022년 동기보다는 낮게 유지됐다.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세수가 계속 줄고 수년 동안 이어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토지 판매 수입이 급감하면서 중국 정부는 예산 압박을 받고 있다.
지방 공무원들은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생긴 재정 구멍을 메우기 위해 기업들을 상대로 수십년 전의 세금까지 추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4일 보도에서 최근 몇주 동안 VV F&B 등을 포함한 상장기업에 대한 지방정부의 세무 조사로 인해 일부 기업들이 30년 전의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도시에서는 지방정부 지원 부족으로 버스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공무원과 공공기관 근로자의 임금이 낮아지거나 심지어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기업과 가계가 지출을 꺼리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최근 몇달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빠르게 늘렸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경기 회복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산 적자를 늘리고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존스랑라살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팡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된 GDP 대비 예산 적자 비율은 실제로 예상보다 낮았다”면서 “앞으로 몇달 안에 그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1조위안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 지난해 재정 적자 규모를 GDP의 3.8%로 늘리면서 연도 중 예산을 조정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 목표를 GDP 대비 3%로 설정하고, 3조3400억위안 규모의 국채 발행으로 이를 일부 충당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조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할 계획도 세웠다.
중국 중앙은행의 전 고문인 위용딩은 지난주 기고를 통해 중국이 연간 성장률 목표인 5%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24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약세장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 정부의 5월 토지 판매 수익은 2274억위안이었는데 이는 4월의 2389억위안보다 줄어든 수치이며 2016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