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정권 재임기간 닛케이지수 36% 올라
일 총리 역대 7번째 상승률
고도성장·버블기엔 2~3배↑
현재 내각 지지율 20% 안팎
기시다 후미오 총리 재임기간 일본 주가지수가 비교적 큰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금융당국의 밸류업 정책과 엔저에 따른 수출대기업의 실적 호조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기간 해외투자 자금의 일본 증시 유입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21년 10월 일본 제 101대 내각 총리대신에 취임한 기시다 정권은 25일 기준 재임 996일째를 맞았다. 기시다 총리 취임이후 지난 21일 기준 도쿄증시 닛케이지수는 36% 상승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자체 분석했다. 재임기간 주가상승률로 비교하면 일본 역대 총리 가운데 7위에 해당하는 준수한 성적이다.
특히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등의 집권시절 주가가 200% 안팎 급등했던 때는 1960년대 고도경제성장기와 1980년대 버블경제기로 주식시장이 급팽창했던 때였던 점을 고려하면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 신문은 “올해 춘투에서 1991년 이후 가장 높은 임금인상을 실현하고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해외투자 자금의 유입이 주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도쿄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순유입된 투자규모는 6조2906억엔(약 54조7300억원)으로 전년도(4조8770억엔) 대비 22.5% 늘어나는 등 증시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해외 투자자의 자금 유입 규모는 아베노믹스를 시작한 첫해인 2013년(15조7348억엔) 이후 가장 큰 규모이다.
하지만 최근 해외투자자의 일본 증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둘째주까지 도쿄 증시 현물시장에서 해외투자자는 4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기시다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주식시장의 평가가 흔들리고 있다”며 “내각 지지율이 하락하고 각종 개혁정책 후퇴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해외투자자의 매수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기시다 정권은 재임중 높은 주가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내각 지지율은 역대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20% 안팎에 머물러 있다.
이달 들어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는 17%, 요미우리신문 조사는 23%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도 절반 수준을 육박해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