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단기물 증가에 시장 혼란 우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미국이 늘어나는 예산적자를 단기부채로 메워야 하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자금조달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인플레이션 대처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지난주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패키지, 대학학자금 대출탕감, 저소득층 의료보험 관련 비용 증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은행 구제비용 회수 지연 등으로 이번 회계연도 미국의 적자가 당초 예상했던 1조5000억달러에서 1조900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바클레이스 글로벌리서치 대표인 아제이 라자디야크샤는 “미국은 주말을 맞아 술에 취한 선원처럼 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간체이스 금리전략 공동책임자인 제이 배리는 “재정적자 확대로 9월 회계연도 종료 전 3개월 동안 미국이 추가로 150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해야 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자금이 만기가 하루에서 1년인 단기국채를 통해 조달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미상환 단기국채 총 발행량은 2023년 말 5조7000억달러에서 올해 말 사상최고치인 6조200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로크는 “전체 부채에서 단기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면 누가 이를 매입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며 “자금조달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최근 단기국채로의 전환은 자금조달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인플레이션 대처를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채의 최대 보유자인 연준은 현재 대차대조를 줄이기 위해 국채만기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양적긴축(QT)을 시행중이다. 하지만 단기국채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연준에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JP모간의 배리는 “양적긴축이 예상보다 빨리 종료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2019년 9월 미국 초단기 자금조달(레포) 시장 금리가 일시적으로 10%를 넘어서는 발작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연준은 이를 진화하기 위해 긴급 개입했다. 바클레이스의 라자드야크샤는 “미국이 당시의 위기를 다시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