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앞 바이든 지지율 ‘빨간 불’
경합주 6곳서 “민주주의 수호자는 트럼프” … 전국 지지율도 트럼프가 6%p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 흐름을 보였던 전국 여론조사 평균치와 달리, 양자 가상 대결은 물론 다자 대결에서도 트럼프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고, 6개 경합주 대상 조사에선 민주주의 수호에 있어서도 트럼프에 비해 신뢰도가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또다른 조사에선 미국 유권자 68%가 TV 토론을 시청할 의사가 있고, 10명 중 7명이 이번 토론이 선거에 중요할 것이라 답한 만큼, 첫 TV 토론이 바이든의 재선 가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정황이다.
◆“민주주의 위협 트럼프가 더 잘 대처할 것” =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조지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 샤르스쿨이 지난 4월15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펜실페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6개 경합주의 등록 유권자 3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더 잘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라는 답변은 전체의 33%에 불과했다.
‘트럼프=민주주의 파괴, 바이든=민주주의 수호’란 등식으로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부를 것이라 주장해온 바이든의 입장에서는 심각한 적신호다. 역대 대선 가운데 한 번만 투표했거나 18세~25세 청년층, 2022년 이후 등록한 유권자, 부동층 등 유동성이 높은 계층만을 떼어놓아도 트럼프 38%, 바이든 29%로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대선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얼마나 중요한 의제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1%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지지층의 경우 78%, 트럼프 지지층 역시 71%가 민주주의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 조사 대상인 6개 주는 바이든이 지난 2020년 선거에서 트럼프에게 근소하게 승리한 지역으로, 이번 대선에서도 사실상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지역으로 평가된다.
WP는 “바이든과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핵심 가치로 세우고, 트럼프 재집권시 민주주의에 실존적 위협이 닥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며 “그러나 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는 있으나, 그 수호자는 바이든보다 트럼프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저스틴 제스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많은 미국인들이 민주주의 수호자로서 바이든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그의 재선 가도에 안 좋은 징후”라고 평했다.
◆양자대결·다자대결 모두 트럼프가 우세 =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이달 20~25일 전국 등록 유권자 1226명을 상대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42%, 트럼프 48%로 6%포인트 격차가 났다. 적극투표 의사층에서는 44% 대 48%로, NYT는 “반올림 전 수치로 계산하면 격차가 3%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는 NYT가 하루 전 전국 여론조사의 지지율 평균을 분석한 46% 동률과 동떨어진 결과다. NYT는 동률 양상이 바이든으로서는 다소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는 사정이 달랐다. 다자 대결도 트럼프 우위로 나타났다. 트럼프 39%-바이든 32%-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9%-녹색당 질 스타인 2%로 트럼프가 7%포인트 우위였다.
앞선 NYT의 전국 조사 평균 분석에서는 전국 지지율은 동률이지만, 7개 경합주 모두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에 2~5%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권자 68% “TV토론 시청할 것” =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20~24일 1088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26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 74%가 ‘이번 토론이 바이든의 선거 운동의 성공에 매우 혹은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전체 68%의 응답자가 이번 토론이 선거 운동의 성공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의 68%는 TV 토론 전체나 일부를 생방송으로 볼 것 같다고 답했으며 토론 뒤 편집된 짧은 동영상을 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75%가 그렇다고 밝혔다.
또 전체 응답자의 70%는 첫 TV토론에 대해 평가하는 코멘트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
AP통신 여론조사의 이런 결과는 상당수 미국 유권자가 TV토론에 관심이 있으며 TV토론이 대선 승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