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가심비 둘 다 추구…‘양면소비’ 트렌드
최근 월별 카드승인실적 추이를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은 증가율이 지지부진한 반면 여행 관련 업종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은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는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된 반면, 외식 등 일상생활에서는 고금리 고물가 영향으로 절약을 중시하는 합리적 소비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여신금융협회가 낸 5월 카드승인실적에 따르면 숙박 및 음식점업종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3%에 불과했다. 이 업종의 증가율은 지난 4월에는 0.6%였고, 3월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의 5월 증가율은 9.8%로, 소비생활과 관련 높은 8가지 업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여행업이 포함된 이 업종의 증가율은 지난 1월 26.2%까지 치솟았으며 2~4월에도 10%대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낸 지식비타민 보고서는 ‘합리적 소비’와 ‘감성적 소비’가 공존하는 양면적 소비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면적·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를 ‘앰비슈머’(양면성의 Ambivalent와 소비자의 Consumer의 합성어)라고 하는데, 이들은 고가의 제품과 저가의 제품을 동시에 소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상에서 중고 거래를 활용하거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등 절약하는 생활을 하지만 자신이 중시하는 취미나 여가 활동에는 가격에 개의치 않고 소비하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소비를 하는 것.
보고서는 “앰비슈머의 소비 행태는 감성적 만족과 실용적 효율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면서 “가치를 중시하는 앰비슈머의 소비 양극화 현상은 향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며 이를 단순히 경제적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