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 공격으로 부상 “업무상 재해”
법원 “직장 인간관계 위험이 현실화된 것”
직장 동료의 살인미수 범죄행위로 발생한 부상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단독 김주완 판사는 A씨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보험급여결정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1년 입사한 한 회사에서 2023년 2월 작업반장으로 일했다. A씨는 2023년 3월 부하직원인 B씨의 공격을 받았다.
A씨는 외상성 지주막하출혈, 기타 두개내손상 등으로 치료를 받다가 2024년 2월 사망했다. A씨는 사망 전 2023년 4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을 했고, 사망하자 자녀들이 이 사건 소송을 이어 받았다.
유족들은 “업무적인 갈등과 다툼이 원인이 돼 이 사건 범행이 발생했다”며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근로복지공단은 2023년 6월 “이 사건 범행은 평상시 A씨와 가해자 B씨와의 마찰로 인한 사적인 감정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며 요양급여불승인 결정을 했다.
그러면서 “범행 발생 장소가 회사에서 제공한 숙소지만 업무종료 후 일상 생활하는 거주지인 사적공간으로 판단된다”며 “재해와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근로복지공단과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돼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망인과 가해자는 함께 근무하면서 알게 된 사이로 상사·부하직원의 관계였다”며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범행으로 발생한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2023년 3월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살인미수 등으로 기소돼 2023년 9월 징역 10년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