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담보대출 비중 62.5%…신용대출 문턱↑
평균 대출금리 14% … 저신용자 대출 대상에서 배제
금융당국 “저신용층에 대한 신용공급 노력 지속”
취약계층들이 급전을 빌릴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체들의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조달금리는 높아진데다 대출을 갚지 못하는 연체자들이 늘고 있어서 저신용·저소득층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공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대부업체들은 법정금리 상한이 연 20%로 막혀있어서 금리를 더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대부업체 이용자는 72만8000명으로 전년말(98만9000명) 대비 26만1000명(26.3%) 줄었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기존 고객들이고 더 이상 신규 대출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앞으로 기존 고객의 만기가 도래할수록 점차 이용자수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말 대출잔액은 12조5146억원으로 전년말(15조9000억원) 대비 3조3532억원(21.1%) 감소했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체의 대출잔액은 8조1886억원으로 전년말(11조7788억원) 대비 3조5922억원 줄었다. 반면 중소형 대부업자(자산100억원 미만, 개인)의 대출잔액은 4조3260억원으로 전년(4조890억원) 대비 2370억원 증가했다. 대형 대부업체들은 신용대출을 급격히 줄이고 있으며, 중소형 대부업자들은 담보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악화된 대부업체들은 담보대출로 영업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해말 신용대출 잔액은 4조6970억원, 담보대출은 7조8177억원으로 나타났다. 담보대출 비중이 62.5%에 달한다. 전년도 신용대출 잔액은 6조9630억원, 담보대출은 8조9048억원으로 비중이 각각 43.9%, 56.1%였다. 둘 다 대출잔액이 감소했지만 신용대출이 빠르게 줄고 있다.
금감원은 “신용대출은 2022년 6월말 이후 계속 감소 중이며, 담보대출은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평균 대출금리는 14.0%로 전년말(14.1%) 대비 0.1%p 감소했다. 신용대출 금리는 14.3%, 담보대출 금리는 13.8%로 나타났다. 대부업체 평균 대출금리가 법정 최고금리인 20% 보다 5~6%p 낮은 이유는 중저신용자보다는 고신용자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금융권에서 대출 한도가 막힌 고신용자들이 대부업체에서 고금리로 급전을 빌리면서 평균금리가 낮아졌다. 반대로 20% 가까운 높은 금리로라도 대출을 받고 싶은 저신용자들은 대부업체를 이용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서민금융연구원이 내놓은 ‘저신용자(대부업·불법사금융 이용자) 및 우수대부업체 대상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업체를 찾았다가 거절당한 비율은 지난해 74.1%로 전년(68%) 대비 6.1%p 증가했다. 최근 대부업 연체율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도 업체들이 저신용자들을 거부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대형 대부업체 연체율은 지난해말 12.6%로 전년말(7.3%) 대비 5.3%p 상승했고, 지난해 6월말(10.9%)와 비교해도 1.7%p 늘었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말 7.9%, 담보대출은 17%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담보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금감원은 “저신용층의 금융애로 해소 및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성행하는 불법사금융 피해 방지를 위해 우수대부업자에 대한 유지·취소요건 정비 등을 통해 저신용층에 대한 신용공급 노력이 지속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