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 기업, 아빠 우선 배려하는 것
독일 워라밸 현장
“가족 친화적인 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성을 배려하는 것보다 남성을 배려하는 것이다. 남성(아빠)이 육아에 참여할 때 여성들이 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일하면서 육아 가족돌봄 공부 등을 병행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근로자가 원하는 근로시간을 제공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독일 뮌헨에 있는 정보기술(IT) 기업 마이본볼프( MaibomWolff) 창업자 홀거 볼프 최고경영자(CEO)와 뉘른베르크에 있는 기계부품 제조기업 파트(FATH) 비도 파트 CEO가 일·가정 양립에 대해 한 말이다.
전일제→시간제→전일제 전환 제한 없어
마이본볼프는 전직원 직원 900명 중 지난 한해 육아휴직을 개시한 직원이 여성 34명, 남성 24명이다. 평균 연령이 32세로 젊다는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절반 이상이 주 2일만 사무실로 출근할 정도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돼 있다. 전일제에서 시간제로, 시간제에서 전일제로 전환도 기간·횟수에 제한 없이 팀원과 근로시간을 조율할 수 있다. 재택 시 전기세 명목으로 지원금도 지원한다
이 회사 홍보 담당자는 “회사가 새롭게 만든 워라밸 제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아주 넓은 유연함과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뢰경영 평가기관인 미국 GPTW에서 14년 연속 일하기 좋은 회사 선정은 젊은 인재를 마이본볼프로 끌어들인다. 이 회사는 성과와 자유가 결합된 근무방식을 토대로 연평균 20%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 워라밸 지원 비용보다 인재를 놓쳐서 발생하는 손실이 더 크다는 게 경영진의 시각이다.
워라밸을 생산성 증가에 “절대적”
우리나라처럼 유연 근무나 재택근무가 대기업, IT 업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1989년 설립된 파트는 본사의 321명을 포함해 모두 469명이 근무한다. 본사 74명(24%)이 주 38시간 이하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다. 이 중 자녀가 있는 여성 직원은 주당 20~32시간 일한다.
시간제라고 말하지만 주 40시간 정규직과 같은 근로조건에서 시간만 줄인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단시간 일자리와는 차이가 있다.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제조업 특성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 육아휴직 등 직원이 원하는 근무 환경을 최대한 지원한다.
비도 CEO는 “일·가정 양립이 될 때 직원들이 높은 생산성을 낸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 빈자리로 인한 업무공백에 대해 “생산직과 달리 사무직은 임시직을 구하기 어려워 동료나 다른 부서와 업무를 배분한다”며 “업무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상황에 따라 개별적 결정이 필요하다.
뉘른베르크·뮌헨=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