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바이오특화단지 5곳 웃었다
인천·대전·강원·전남·경북 지정
이번에도 수도권 집중논란 야기
인천과 대전 등 5개 지역이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새로 지정됐다. 영·호남과 충청 강원 등 지역 안배가 있었지만 인천·경기가 포함되면서 여전히 수도권 집중 논란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정부는 27일 제6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고 바이오첨단특화단지 5곳을 지정했다. 이번에 특화단지로 지정된 곳은 인천·경기(시흥) 대전(유성) 강원(춘천·홍천) 전남(화순) 경북(안동·포항)이다. 신청 지역 11곳 중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5개 지역은 그동안 바이오산업 육성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또 지역별 강점을 살려 바이오산업 특성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인천·경기(시흥) 지역은 세계 최대 바이오 집적단지 조성이 목표다. 인천은 이미 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제조역량인 116만5000ℓ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를 2032년에는 약 2배인 214만5000ℓ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시흥 정왕지구는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이후 지정된다.
대전(유성)은 혁신신약 연구개발(R&D) 거점을 목표로 조성한다. 탁월한 연구개발 기반과 기술력을 보유한 선도 기업군을 바탕으로 2032년까지 초대박 신약 2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강원(춘천·홍천)은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과 중소형 위탁개발생산(CDMO) 거점 조성이 목표다. 또 전남(화순)은 화순 백신산업특구 등 집적된 기반시설을 토대로 백신 생산과 연역치료 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경북(안동·포항)은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첨단산단 등 산업기반과 포스텍 등의 기술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백신 분야 국제 경쟁력 확보를 노리고 있다.
이번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지자체들도 바이오산업 육성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특히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인공장기) 분야 산업화를 목표로 했던 지자체들이 모두 탈락하자 오히려 산업화 실적부터 만들어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전북과 충북은 미개척 분야로 평가되는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산업 분야에 대한 경쟁력 확대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경기 수원·고양 역시 이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온 만큼 중장기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 지역들은 모두 관련 산·학·연 기반이 두터운 곳들이다. 한 탈락 지자체 관계자는 “아직 가시적 산업화 실적이 없어 정부가 특구로 지정할 근거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공모 과정에서 확인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산업 육성을 중단 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바이오 분야 첨단산업단지 지정에서도 수도권이 포함되면서 지방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당초 취지에 역행한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분야 첨단산업단지 지정 때도 지방이 구색을 맞췄지만 내용적으로는 경기 용인지역에 몰아줬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이미 바이오분야 최대 집적지인 인천과 인근 경기 시흥지역까지 포함해 지정되면서 관련 분야 생태계를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제조역량과 전문인력 확보 등을 고려하면 수도권에 초대형 집적단지를 조성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가첨단산업단지가 단지 지정으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산업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특히 수도권과 지방이 모두 각각의 특성을 살릴 수 있게 전문 분야를 세분화하는 등 전략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신일·방국진·이명환·윤여운·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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