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겨누는 두 특검법
야당 ‘대통령 격노’ 배후로 여사 연관설 집중 조명
채 상병 특검법·김건희 특검법 다음달 처리 예고
다음 주 채 상병 특검법 통과가 유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격노’에 김건희 여사가 관여됐다는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왜 격노했나’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채 상병 사건기록 회수과정에 대한 특검 수사 대상에 김 여사가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이 퍼즐을 찾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따라서 김 여사는 다음 달 법사위에서 다뤄질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2개의 특검으로부터 수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
28일 민주당 지도부 중 핵심관계자는 “채 상병 특검법은 다음 달 4일 본회의에서 통과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개혁신당 원내대표인 천하람 의원의 특검 추천 단체 등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라며 “채 상병 수사 외압과 관련해 지난번 청문회에서 윤 대통령이 사건기록 회수 과정에서 직접 통화하며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반면 대통령이 격노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제대로 확인이 안 됐는데 최근 김건희 여사의 측근이 대통령이 수사대상에서 빼려고 했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부분은 특검과 함께 처리될 국정조사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도 했다.
채 상병 특검법에서는 특검의 수사대상으로 ‘사건 은폐 무마 회유 조작 등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을 적시하면서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사건이나 수사 방해 행위까지도 수사할 수 있게 열어놨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해병대원 순직사건의 진실 은폐에 총동원되었는지를 풀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 드러났다”면서 “언론 보도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 모씨의 친분 관계가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국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며 이 모씨를 끝끝내 모른다고 발뺌했다”며 “하지만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하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과 임 전 사단장이 골프모임까지 추진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수사외압의 정점에 김 여사의 주변 인물이 등장하면서 퍼즐이 완성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왜 격노했는지,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이 왜 이렇게도 사건 회수와 진실 은폐를 위해 안간힘을 썼는지 명확해지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가 들어가면)왜 일개 사단장을 구하기 위해서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이렇게까지 하셔야 되는지, 대통령의 그 귀중한 시간을 전화통을 붙잡고 일선 담당자들에게 이렇게까지 상의하면서 시간을 보내셔야 하는지가 좀 설명되지 않나”라고 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모 의원은 “대통령의 격노는 임 사단장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나 김건희 여사 측근과의 친분에서 마지막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김 여사의 관련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채 상병 특검이 김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을 수사하게 되면 ‘김건희 특검법’과도 연결될 수 밖에 없다.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이 사건들과 관련해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을 수사대상으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달 중 김건희 특검법을 상임위에 올려 통과시킬 계획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