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달러 순유출로 다시 돌아서
올해 2분기 시장개입으로 규모 더 커질 듯
외환보유액 최대치 대비 560억달러 감소
당국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지속적으로 순매도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일시적으로 달러 순유입이 컸지만 올해 1분기 이후 다시 순유출로 돌아섰다. 외환당국이 1일부터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면서 환율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4년 1분기 시장안정화를 위한 외환시장 순거래액’ 추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8억2000만달러의 외화가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19억9000만달러 순유입된 것에서 1분기 만에 다시 달러가 빠져나간 셈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분기(-71억4000만달러)부터 지난해 3분기(-35억3000만달러)까지 9분기 연속 외화 순유출을 보였다. 올해 1분기를 포함해 지난 11분기 동안 모두 713억2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환보유액도 빠르게 감소했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1년 10월(4692억1000만달러) 대비 올해 5월 말 기준(4128억3000만달러) 563억8000만달러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외환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외화 순유출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은이 아직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올해 2분기 시장개입을 위해 달러를 더 내다 팔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초 조 지아 트빌리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이례적으로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까지 치솟으면서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일본 외환당국도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700억달러 이상의 달러를 시장에서 매도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제로 한은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추이에 따르면, 지난 3월 말(4192억5000만달러) 대비 4월(4132억6000만달러)과 5월(4128억3000만달러) 두달 연속 감소했다. 5월 외환보유액은 3월 말 대비 64억2000만달러 줄었고, 특히 환율이 치솟던 4월에는3월 말 대비 5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각종 보유자산을 달러 가치로 환산하기 때문에 단순한 평가 손실에 따른 변동폭도 있다. 다만 이 총재가 4월 외환시장 개입을 인정했듯 외환보유액 감소의 상당 부분은 시장안정화를 위한 달러 매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와 한은은 1일부터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이튿날 새벽 2시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오후 3시30분까지 문을 열던 것에서 대폭 연장한 조치이다.
한은은 “외환 및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바로 반영된 실시간 환율로 거래하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발생 위험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외환시장 개장시간이 길어지면 변동성이 줄어들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투기세력의 개입 등이 더 커져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우려도 나온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