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앞둔 구덕운동장 내진보강?
50년 간 조치 않다가
1년 앞두고 공사착수
부산시가 불과 1년 뒤 철거할 예정인 구덕운동장 주경기장 내진보강 공사에 착수해 빈축을 사고 있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구덕운동장 주경기장 내진보강공사에 착수했다. 공사기간은 착수일로부터 5개월간으로 총 사업비 16억원(국·시비 각 8억)이다. 7월 내 사업자가 선정되고 공사가 시작되면 12월 말 안에 내진보강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설계설명서에는 구덕운동장 주경기장에 특허공법을 적용한 6개소와 일반공법 82개소를 포함해 총 88개소에 대해 내진보강을 하게 된다. 실시설계용역은 지난해 10월 시작해 지난 5월 말 완료했다. 정상적인 보강공사를 마치면 진도 7.5 규모까지 견딜 수 있고 내구연한은 50년이다.
하지만 구덕운동장 철거가 불과 1년여 밖에 남지 않아 시의성 측면에서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시는 노후한 구덕운동장을 전체 개발해 축구전용구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의 도시재생혁신지구 계획안에 따르면 구덕운동장은 8월 내 국가시범지구로 선정되고 내년에 시행계획인가 등 행정절차를 모두 마치면 2026년 1월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리모델링이 아니라는 점에서 구덕운동장 주경기장은 전면 철거 후 새로 짓게 된다.
결국 16억원을 들인 내진보강이 불과 1년 밖에 제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한 부산시의원은 “안전이 우선이라면 이미 했어야 할 공사인데 사실 뒤늦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구덕운동장 주경기장은 지난 1973년 만들어졌다. 당시는 내진설계라는 개념이 없던 시기였다. 이후 1988년 건축물 내진설계 기준이 만들어졌지만 시는 내진보강은 하지 않았다. 그 사이 구덕운동장 주경기장은 부산아이파크 전용구장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해 왔다.
부산시의 인식이 달라진 것은 불과 3~4년 전이다. 경주지진 포항지진 등이 발생하며 국내도 지진 안전지역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서야 내진보강에 나섰다. 지난 2022년 5월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신청해 8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하지만 시 예산 8억원은 2022년에 확보되지 못했고 지난해 말에야 본예산으로 마련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예산 확보 및 행정절차 이행으로 늦어졌지만 시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현재 보강공사를 실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