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소상공인 대출 상환 5년 연장”
정부, 25조원 규모 소상공인 종합대책 발표
‘역동경제 로드맵’ 공개 … “감세정책 매몰” 지적
정부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정책자금 대출 만기기간을 연장하고 지원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배달료와 전기료 등 소상공인의 주요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각종 정책도 추진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소상공인의 필수적인 비용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대상을 저신용자에서 중저신용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대 80만명의 소상공인에게 정책자금과 보증부 대출의 상환 기한을 5년까지 연장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를 열고 “이번에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기료 지원대상 소상공인은 매출 기준을 현재의 연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2배 높여서 50만명까지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에게 임차료를 인하해 준 임대인에게 제공하는 ‘착한 임대인 세액 공제’ 제도를 2025년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에게만 지원했던 ‘새출발 기금’은 올해 6월 말까지 사업을 한 모든 소상공인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자금 규모도 10조원 늘려서 약 30만명을 추가로 지원토록 했다. 소상공인들의 취업과 재창업을 위한 특화된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일대 일로 컨설팅하는 소상공인 새 출발 희망 프로젝트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우리 경제의 역동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불요불급한 규제를 혁파하고 세제를 혁신해서 국민과 기업 모두가 윈윈하는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 중소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 단계별 규제를 합리화하고 규제 샌드박스 등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착·확산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또 “도심에 있는 노후 청사를 활용하여 시민과 청년들에게 임대주택을 5만호 이상 공급하고 중산층을 위한 장기 임대도 10만호 이상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2027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액을 현재 가락시장 거래 규모 수준인 5조원까지 확대해서 유통경로 간의 경쟁을 촉진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이날 물가·생계비 경감을 위해 5조6000억원, 공공투자 확대에 15조원을 투입하고, 공공요금 인상 최소화 및 친환경차 구매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혁신생태계 강화’ ‘공정한 기회 보장’ ‘사회이동성 개선' 등 3대 분야에서 10가지 과제를 선정, ‘역동경제 로드맵’을 공개했다. 먼저 혁신생태계 강화 과제로는 △생산성 높은 경제시스템 구축 △생산요소 활용도 제고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정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 벤처·프로젝트금융 등 모험자본 활성화, 기업 밸류업, 등을 꼽았다. 공정한 기회 보장을 위해서는 △균등한 기회 △정당한 보상 △능동적 상생을 과제로 잡고 각종 산업 진입규제 전면 정비, 근로시간·임금체계 합리화, 노동약자 권익보호 시스템 구축, 기부문화 확산 등을 방안으로 내걸었다. 또 사회이동성 개선의 과제로 △가계소득·자산 확충 △핵심 생계비 경감 △교육시스템 혁신 △약자보호·재기지원 강화를 꼽고 생애주기별 자산형성 지원, 서민 식생활·주거·의료 부담 경감 및 평생직업교육 증진, 재도약 패키지 지원 등을 제시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인기영합식 감세·재정정책에 매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미 경고등이 켜진 세수결손 상황에 대한 대통령실 인식이 ‘위험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올해는 세수 결손을 내지 않겠다는 각오로 보수적으로 세수 전망을 하고 지출도 허리띠를 졸라맸는데도 세수 결손이 나고 있어 재정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감세 위주의 정책을 편다면 양극화·저출생·기후변화 등 분야에서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수 정상화’와 중구난방식으로 제기된 ‘감세정책 전면 재검토’로 하반기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경고다.
이재걸 성홍식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