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횡령사건 검사’ 연장한다
금감원, 한달 이상 진행
자금 추적에 시간 걸려
금융감독원이 100억원 규모의 우리은행 횡령사건에 대해 검사 기한을 2주간 연장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현장검사 기한은 이달 5일까지지만 확인할 부분이 많아서 연장 방침을 정했다.
4일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정해진 검사 일정으로 횡령사건과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등을 모두 확인하기 어려워서 검사 기간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검사 휴지기를 고려해 2주 가량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검사 휴지기는 이달 22일부터 내달 9일까지다. 금감원이 2주간 검사를 연장하면 이달 19일까지 검사가 진행된다. 19일까지 검사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검사 휴지기가 끝나는 내달 12일부터 다시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12일 우리은행 횡령사건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이번에 검사 기간이 연장되면 한달 이상 검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휴지기 전까지 검사를 끝내지 못하면 두 달 가량 검사를 이어지는 것이어서 금감원은 최대한 이달 중 검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 2022년 우리은행에서 700억원 규모의 횡령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 두 달 가량 검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번 100억원 규모 횡령사건의 검사가 오래 걸리는 이유는 횡령자금에 대한 추적과 추가적인 횡령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조한 서류를 통해 정상 대출이 이뤄진 것처럼 조작해 자금을 빼돌린 사건이어서 검사팀은 횡령직원이 담당한 전체 여신의 대출 서류와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또 이 같은 횡령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었는지, 은행 본점과 지점에서 횡령을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영장없이 계좌를 추적할 수 있지만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을 하는 경찰이나 검찰처럼 금융기관들으로부터 특정 계좌의 거래내역을 한꺼번에 받는 방식은 아니다. 돈이 흘러간 계좌를 해당 은행의 본점을 통해 어느 지점 계좌인지 확인한 다음, 해당 지점에 거래내역을 조회하는 방식이어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금감원은 지난달 21일부터 현장검사 인력을 3명 추가해 현재 9명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